농진청, 인삼뿌리썩음병원균 밀도 정확 진단 마커 개발

2015-08-26 11:23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토양의 ‘인삼 뿌리썩음병원균’의 밀도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길이 열렸다. 인삼 재배 예정지를 정하거나 계속 재배할 지의 여부를 전보다 쉽게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삼 뿌리썩음병에 의한 이어짓기 장해로 신규 재배 면적이 줄고 품질이 떨어지는 등 인삼 공급의 불균형과 생산 기반 위축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또 인삼을 재배하는 토양에 뿌리썩음병원균이 발생하면 최악의 경우 재배 중인 인삼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 이때 피해액은 1ha당 9420만 원으로 추정된다.

농촌진흥청는 인삼 이어짓기 장해의 주요 원인인 ‘인삼 뿌리썩음병원균’의 밀도를 토양에서 정확하게 검출하는 선택배지와 분자마커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인삼 뿌리썩음병은 ‘시린드로카폰 데스트럭턴스(Cylindrocarpon destructans)’라는 병원균에 의해 발생한다.
이 병원균은 생장이 느린 저온성 균으로 다른 병원균과의 생장속도 차이로 병원균 분리에 어려움이 있어 동아대학교와 공동 연구로 전용 선택배지를 개발했다.

이 선택배지는 시린드로카폰 데스트럭턴스가 생성하는 ‘라디시콜’이라는 이차대사산물을 이용한 것으로, 배지에 첨가하면 다른 균은 생장하지 못하고 ‘인삼 뿌리썩음병원균’만 배양되는 특징이 있다.

또  시린드로카폰 데스트럭턴스의 유전체를 해독해 이 병원균에만 있는 유전 부위를 이용해 특이적인 분자마커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선택배지와 분자마커를 이용하면 토양 내 ‘인삼 뿌리썩음병원균’의 밀도를 정확히 판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분석할 토양에 선택배지를 첨가해 병원균을 배양하는 전처리 과정(2일) 후 토양 DNA를 추출한다.
추출된 토양 DNA를 사용해 개발한 분자마커와 실시간 유전자 분석기(real time PCR)로 ‘인삼 뿌리썩음병원균’의 밀도를 판별한다. 이렇게 밀도를 검출한다면, 토양 1g당 병원균 포자 10개 내외로 밀도 판별이 가능해진다. 개발한 방법은 기존 방법보다 선택배지에 따른 토양 전처리 과정으로 2일 정도 더 걸리지만 100배 이상 검출 정확도가 높아진다.

이 기술은 국내 특허출원했으며, 라디시콜을 이용한 선택배지 연구 결과는 2014년 식물병리학회지에 게재됐다.

이종기 농촌진흥청 인삼특작부 부장은 "앞으로 인삼 재배 농가의 이어짓기 피해를 예방하면서 인삼 재배 시 최적 예정지 선정이나 계속 재배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개발 기술의 보급을 확대하면서 더욱 간편하게 ‘인삼 뿌리썩음병원균’을 진단하는 키트를 개발해 현장에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