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TV] 한중수교 23주년 및 박근혜 정부 출범 2년 반...한중관계 평가

2015-08-24 21:10




아주경제 이수연 아나운서 = 한중수교 23주년 및 박근혜 정부 출범 2년 반...한중관계 평가


한국과 중국이 손을 잡은 지 어느 덧 23년이 됐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한중관계가 더욱 끈끈해지는 모양새인데요. 한중수교 23주년이자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년 반이 된 올해, 한중 관계는 어떤지, 또 앞으로 이 관계를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알아보겠습니다.

국립외교원 정상기 중국연구센터 소장과 함께 합니다.


Q. 현 정부에 들어 한국-중국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어떤가?

A. 정치적으로는 북한 핵 문제, 대북 정책 등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전략 소통이 이뤄지고 있고, 박근혜 3대 외교 실책인,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전폭 지지하는 등 좋은 관계를 보이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한중자유무역협정이 내년에 발효될 예정이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한국이 올 3월 가입하는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문화적으로는 한중간 인문교류 차원으로, 양국의 차관급 문화공동위원회를 설치해 이미 협력사업을 시작했다.


Q.여러 측면에서 관계가 발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꼽으라면?

A. 정상들 간의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일 때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알고 지내왔다는 것이 현재 양국 외교에 굉장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양국 지도층이 서로 신뢰를 보이고 있어 양국 외교에 좋은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Q. 한중관계가 좋아진 반면, 미국과의 관계는 많이 소원해진 것 아닌지 우려되는데...

A. 현재의 미국-중국 관계는 과거의 미국-소련 관계와 다르다. 중국이 1조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구입했고, 서로간의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정책에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아시아에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이 있다.

한미관계·한중관계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특히, 한중 관계가 강화되면, 북한 문제에 있어 한·미·중 3자간의 협력 공간이 훨씬 커진다.


Q. 이명박 정부 때에는 ‘미국과 결혼했다’고 할 정도로 친밀했었는데, 현 정부와 비교한다면?

A. 노무현 정부 때 한미관계가 여러 부분에서 삐걱거렸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 한미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중국 측이 우려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이 군사동맹을 강화해 중국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었다.

또, 당시 이명박 정부가 한-미 관계가 한-중 관계보다 중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던 것이 중국을 자극했던 것 같다.


Q. 지난 6-7월 메르스 사태로 중국 유커들의 한국 방문이 많이 줄면서 우리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중국 증시 폭락과 내수 부진 등 여러 악재로 한국의 대 중국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 같은데?

A. 우리 수출의 25%가 중국에 해당한다. 대 중국 수출 물량이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는 양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그래서 중국의 내수가 살아나야 우리 경제도 살아나는 것이다. 중국의 내수 부진과 위안화 평가 절하로 인해 한국은 제3국에게도 밀릴 위기에 처했다.

중국과의 경제 관계 강화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제3국 시장에 대한 수출 물량을 늘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도 과제이다.


Q.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기업·민간은 어떤 준비를...?

A. 중국의 대내정책이 우리 기업의 투자활동과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으로선 중국의 동향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으로선 정보 분석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 및 각 연구기관과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갖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Q. 9월 3일 중국 전승절 행사에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을 크게 기대하고 있는데?

A.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에서 대부분 불참하기 때문에 중국이 대외적으로 내세울 만한, 즉 영향력도 있고 친서방 성격을 띠고 있는 한국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기대한다.


Q. 중국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겠지만, 우리 정부는 우려할 부분이 있을 텐데?

A. 항일 전쟁,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은 문제 없다. 하지만 대규모 병력과 첨단무기를 동원한 열병식(퍼레이드)은 대외적으로 강대한 군대를 과시하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여기에 굳이 한국 대통령이 참석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 국내에서 우려의 시각이 많다.


Q. 개인적으로 70주년 전승 기념행사와 열병식 참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참석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독립운동을 할 때 중국 국민당의 도움을 많이 받긴 했지만, 공산당의 도움도 상당 부분 있었다.

중경임시정부 시절, 당시 파견 나온 주은래와 그의 부인 등용초, 초대 국가 부주석을 지냈던 동필무 등이 우리 광복군 발대식에 참석했다. 주은래는 중한문화협회의 이사로 오랫동안 활동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전승기념행사는 우리의 행사라고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참석하는 것이 맞다.


Q. 한국과 중국의 협력 사업 중 역점을 둘 수 있는 부분은?

A. 중국이 최근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과 이 사업의 재원으로 설립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일부 사업에 한국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겠다.

또, 박근혜 정부가 구상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어떻게 접목시킬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 외에도 청소년 교류 · 학술교류 · 전통예술분야 교류 등 한중인문교류사업에도 역점을 둬야 한다.


Q. 중국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A. 임진왜란 때 이율곡 선생이 10만 양병설을 주장했듯이 우리사회에 수많은 중국 전문가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중국에 대한 고급 교양을 쌓고 중국에 진출해야 한다.

그리고 한중 수교 23주년인 현재 중국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횡적으로 공유가 잘 안 이뤄진다. 횡적인 정보 공유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 우리 국민은 13억의 인구를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전략적으로 구상해야 한다. 한 예로, 대형사고가 일어나면 우리 국민이 자신이 아는 중국 친구들에게 안부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중국에 한국의 ‘선진문화’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방한하는 중국인들에게 사회 질서와 배려 등 선진한국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한중 수교 23주년인 올해, 정상기 중국연구센터 소장과 함께 한중 관계의 현 주소와 또, 이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협력해야 할 일들이 참 많죠. 양국의 협력을 통해 국가 위상을 높여 나가길 기대하겠습니다.


 

정상기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소장[사진=아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