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불통의 한·일 롯데그룹', "소통부터 개혁하라"
2015-08-19 00:01
정보 부재로 일본 롯데에 목매는 한국 롯데 ‘모르쇠’ 일관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우리는 정말 모릅니다. 저희도 답답해 죽겠습니다. 혹시 알고 계신 내용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지난달 27일 촉발됐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취재하면서 롯데그룹 홍보실 관계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대답이다.
20여 일 동안 '도가 지나치다'라고 느낄 정도로 막장드라마를 연출했던 롯데그룹 사태도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계기로 '태풍 전야의 고요함'에 빠져들게 됐다.
이런 불만은 한국과 일본, 양국 롯데 사이의 소통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이날도 한국 롯데그룹은 주총 시간과 장소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이후에는 연휴로 일본 롯데홀딩스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답답한 답변만 했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롯데홀딩스와 한국 롯데그룹은 전혀 왕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롯데는 신동주, 한국 롯데는 신동빈'이라는 암묵적 합의하에 별도로 운영됐기 때문에 서로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의 매출이 95%나 차지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말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돈은 벌어주는 데 천대받는 한국 롯데의 암울한 현실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지적되어 온 롯데그룹의 '일반 통행식', '군대식' 운영 체계는 물론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간 불통'이 개혁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