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법인세 大戰, 與野 화력 총동원…정국 안갯속
2015-08-17 17:30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 법인세 정상화 방안이 정국 화약고로 재부상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역점 과제인 노동시장 개혁에 맞서 야권이 법인세 정상화 카드를 꺼낸 데다, 17일부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014년도 회계연도 결산 심사에 착수하면서 ‘세수 결손’을 둘러싼 책임론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특히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한 ‘노동개혁 대 재벌개혁’ 프레임이 정국을 강타함에 따라 여야는 당분간 내부 화력을 총동원, 치열한 수 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與野, 8월 말까지 ‘세법 전쟁’…대치정국 심화
관전 포인트는 끝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세수 확보’ 방안이다. 새누리당은 “법인세 인하가 세계적 추세”라며 ‘비과세·감면 축소’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일률적인 세율 인상보다는 경기활성화를 통해 세입을 늘리자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와 궤를 같이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추가경정(추경) 예산 효과의 상쇄 가능성도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당 산하 ‘여의도연구원’은 현안보고서를 통해 이와 관련, “대내·외 경제환경이 부정적일 경우 저성장, 자본유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세금의 정치학’에 더욱 꼬인 법인세 문제
문제는 법인세 문제가 ‘정책의 정치화’ 문제로 치환하면서 복잡한 셈법으로 격상됐다는 점이다. 앞서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서 법인세와 소득세 등 주요 세목의 골간을 거의 건드리지 않자, 야권 내부에선 “야당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야가 메르스 추경을 처리하면서 합의한 ‘세출 구조조정과 함께 세입 확충을 위한 모든 방안(소득세·법인세 등의 정비 등)을 마련한다’는 부대의견을 깡그리 무시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법인세 인상은 없다’는 기조가 정부의 철학”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일각에선 여야가 모든 기업의 법인세 인상 대신 법인세 최고구간 신설 등으로 접점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법인세 명목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10% △2억∼200억원 이하 20% △200억 초과 22% 등 3단계다. 일각의 주장처럼 500억원 초과 구간 신설을 통해 25% 세율을 적용하면, 상위 대기업만 적용받을 수 있다. 기업의 전방위적인 조세저항을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3년간 약 22조원 규모(2012년 2조8000억원, 2013년 8조5000억원, 2014년도 10조9000억원)의 세수 결손으로 나라 곳간이 거덜 난 상황에서 여야의 정치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