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해리스 각자 경제 공약 부각…EV 세액공제 끝 VS 법인세 7%p 인상
2024-08-20 14:37
트럼프 "세액 공제·인센티브 좋지 않아"..."휘발유ㆍ하이브리드 차도 좋아"
해리스 법인세 21%→28% 급상승..."억만장자·대기업, 감당해야 할 몫"
해리스 법인세 21%→28% 급상승..."억만장자·대기업, 감당해야 할 몫"
11월 미국 대선의 핵심 사안인 경제를 두고 두 유력 후보가 자신들의 공약을 부각시키며 경쟁에 나섰다. 19일(이하 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존의 화석연료 에너지 사용을 연장하는 선상에서 전기 자동차(EV)에 대한 세액공제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는 미국 내 배터리 산업단지를 구축한 해외 기업들에 커다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세수 확보를 위해 법인세율을 현재보다 7%포인트 높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에서 유세를 마치고 로이터 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세액 공제와 세금 인센티브는 일반적으로 그다지 좋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당선될 경우 전기차 구입 시 세액 공제와 관련한 재무부 규정을 바꾸거나, 의회에 세액 공제 관련 전면 폐지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는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고 있다"며 "나는 전기차를 좋아하지만, 가솔린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 등 차세대 모든 차량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트럼프는 이날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재집권 시 각료나 자문 역할로 기용할 가능성을 남겼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공약이 "머스크의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서 전기차를 구매할 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7500달러(약 1002만원)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 공제를 폐지할 경우, 전기차 판매의 타격이 불가피하고 국내의 이차전지 업계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당시 전기차 세액 공제를 없애려 한 바 있다. 심지어 트럼프는 이날 전기차 시장이 비용과 배터리 문제로 "훨씬 작아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이날 해리스는 집권 시 법인세율을 대폭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해리스 캠프의 제임스 싱어 대변인은 해리스 당선 시 법인세율을 현재 21%에서 28%로 7%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정책은 근로자들의 납세 부담을 줄이고, 억만장자와 대기업이 원래 재정적으로 책임질 부분을 부과하는 방안이라고 해리스 캠프는 설명했다. 국가 재정을 감시하는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법인세 증세가 현실화되면 향후 10년간 재정적자가 1조 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해리스는 지난 16일 경제공약으로 자녀 세액공제를 신설하고, 1억명 이상의 중산층 및 저소득층을 겨냥한 세금감면을 약속했다. 아울러 대규모 주택공급과 의료채무 탕감 등 확장 재정 공약도 함께 제시했다. 때문에 이 공약이 시행될 경우, 향후 10년간 1조7000억 달러의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의 법인세 인상 카드는 '감세'를 기치로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과 대비된다. 트럼프는 지난 집권기에 기존 35%였던 법인세 세율을 21%로 대폭 인하했다. 아울러 내년에 만료되는 다양한 세금 감면 제도도 도입했다. 이번에도 감세를 공약한 트럼프는 지난 6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법인세를 15%까지 낮추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인정했다. 세율은 미국 의회 의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