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생, 높은 집세에 생활고..."정부 대책 시급"

2015-08-16 16:38

[사진=영국 시내]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9월 신학기 개강을 앞둔 가운데 영국에서는 급등하는 집세 때문에 대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영국 대학생들이 생활비의 평균 50%를 집세에 할애하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보험사 홈렛(Homelet)에 따르면 영국의 주택 임대 시장은 예년 동기에 비해 13% 더 확대됐다. 평균 월세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25% 가까이 올랐다. 올 하반기에는 7% 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영국 정부는 현재 런던 기준 8000파운드(약 1468만원)까지, 그 외 지역은 5500파운드(약 100만원)까지 빌려주는 대출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다. 그러나 치솟는 집세 때문에 생활비 대출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오는 9월에 법학을 공부하기 위해 포츠머스로 가야 하는 대학생 앤드류 그린은 "주당 120파운드(약 22만원)짜리 집을 겨우 구했지만 집세가 너무 높아 당황스럽다"며 “예상했던 생활비에 비춰보면 주당 30파운드(약 5만5000원)는 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숙박시설(기숙사)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민간 시설로 눈을 돌리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민간 숙박 시설은 학교 기숙사보다 일반적으로 더 비싸다. 최근에는 표준 평면 스크린 TV와 전용 욕실 등을 갖춘 이른바 고급화 전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중동 및 캐나다 등 외국 투자자들도 수십억 파운드를 투자하면서 민간 숙박 시장은 더 넓어지는 추세다.

학교 기숙사비도 지난 2009-2010학년 이후 가격이 평균 2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셸리 애스키스 전국영국학생조합(NUS) 학생 복지 부문 부대표는 "학생 10명 중 4명은 집세 때문에 빚을 내고 있는 형편"이라며 "학부생 절반이 집세 때문에 학교를 떠날 고민을 하고 있는 만큼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 보조금 대출 제도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행 시기를 고려한다면 당장 다음달부터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