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사과에 롯데그룹주 반등 성공
2015-08-11 17:01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 사태가 불거진 지난 27일 이후 줄줄히 하락하며 바닥을 치던 롯데그룹의 상장 계열사들이 하루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날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개장 직후부터 롯데 그룹주들은 4~5%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 회장은 이날 사과를 통해 그룹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상장, 호텔롯데의 일본 계열사 지분 축소, 연내 순환출자 80% 이상 해소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다. 롯데쇼핑은 이날 22만3500원에 거래되면서 주식 가격이 전일대비 9.29% 급등했고, 롯데제과 역시 9.27% 상승한 194만5000원을 기록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사태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소폭 상승해 지난달 30일 25만80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추락하기 시작해 이달 10일에는 20만45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오너리스크와 더불어 실적악화의 영향이 컸다. 지난 7일 롯데쇼핑이 밝힌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한 2022억원을 기록했다. 메르스로 인한 영업 악화,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및 업황부진 등이 원인이었다.
롯데제과는 10일 발표된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251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21.80% 늘었다. 그럼에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주가는 7월 30일 199만원에서 이달 10일 178만원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상장을 비롯해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를 앞두게 되면서 이들이 주목을 받게 됐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지분을 8.83% 소유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등의 주요주주다.
이밖에도 롯데칠성음료(2.24%), 롯데케미칼(3.11%), 롯데푸드(0.41%), 롯데손해보험(2.39%) 등이 전일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실적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가져가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KB투자증권은 롯데쇼핑에 대해 "실적 모멘텀 회복이 가시화되기까지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NH투자증권 역시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
두 회사 모두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각각 3만원과 1만3000원씩 낮췄다. 한국투자증권이 롯데제과에 대해 "펀더멘탈의 개선폭은 업종 평균을 뛰어 넘어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며 저점 매수를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 성장의 과실을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배분함으로써 롯데그룹의 기업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순환출자 해소 등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