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 실탄 양 5만7735발"

2025-01-04 15:21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계엄군 영상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동원한 실탄 양이 5만7735발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계엄군이 비무장 상태였다고 한 윤석열 대통령 측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

4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김용현 전 장관 공소장에는 계엄군이 소총, 권총과 함께 실탄을 챙겨 현장으로 출동한 구체적인 정황이 담겼다.

공소장에 따르면 계엄 당시 가장 많은 실탄을 동원한 곳은 육군 특수전사령부로 나타났다. 곽종근 특전사령관 지시를 받은 이상현 1공수여단장은 계엄 당일 오후 11시 57분께 140명을 국회로 출동시키면서 자신의 지휘 차에 소총용 5.56㎜ 실탄 550발과 권총용 9㎜ 실탄 12발을 실었다.

또 계엄 이튿날 오전 0시 45분께에는 유사시 휘하 대대가 사용할 목적으로 소총용 5.56㎜ 실탄 2만3520발과 2만6880발을 각각 수송차량에 싣고 즉시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 707특수임무단은 헬기 12대에 소총용 5.56㎜ 실탄 960발과 권총용 9㎜ 실탄 960발을 적재하고 병력 95명과 함께 국회로 출동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선관위로 병력을 출동시킨 3공수여단과 9공수여단도 실탄으로 무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는 저격소총, 엽총을 비롯해 시야와 청각을 교란하는 섬광폭음 수류탄, 산탄총용 슬러그탄 등 다양한 화기로 중무장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진우 사령관 지시를 받은 수방사 간부는 대테러 특수임무부대 16명을 계엄 당일 오후 11시 10분께 국회로 출동시키면서 소총 15정과 권총 15정, 저격소총 1정, 5.56㎜ 보통탄 1920발, 5.56㎜ 예광탄 320발, 9㎜ 보통탄 540발, 슬러그탄 30발, 엽총용 산탄 30발, 섬광폭음수류탄 10발, 5.56㎜ 공포탄 360발을 소지시켰다.

앞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들이 '산탄총용 슬러그탄 HP(할로 포인트)형'을 소지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HP형 탄환은 비인도적 탄환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 내에서 팽창하는 특수 탄이다 보니 보통 탄환보다 상처가 크게 나고 명중 시에는 살갗이 크게 찢어져 극심한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그간 윤 대통령 측은 줄곧 계엄군이 비무장 상태였다고 주장해 왔다. 윤 대통령 측근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그날 (계엄군이) 전부 비무장 상태로, 말하자면 실탄 장전 없이 갔는데 무슨 '총을 쏴서라도' 그런 지시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지난달 19일에도 "실무장하지 않은 300명 미만의 군인이 국회로 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