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교복이 제 역할 하려면 의미부터 깨우쳐야
2015-08-12 00:01
-스쿨룩스 전략실 과장 김율
교복의 시초를 1930년대 일제의 강압으로 입은 양장교복으로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세월을 더 거슬러 올라가 1886년 이화학당을 다니던 4명의 여학생이 입은 다홍색 치마저고리가 대한민국 최초의 교복이다.
비극적인 시기가 한 차례 지나고 모든 학교에서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교복을 제정했다. 하지만 군사정권 때인 1968년 문교부의 '중학교 평준화 시책'이 시행되면서 원활한 지역통치를 위해 삭발, 단발, 무채색 교복, 양철 단추, 학교 배지 등 교복 형태를 통일화해 학교별 특성을 없앴다.
1980년대 초 한때 청소년들의 개성 신장을 위해 교복자율화 조치가 시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유복장에 따른 교외 생활지도의 어려움과 가계부담 증가 등의 이유로 학생들이 스스로 교복을 입겠다고 주장하며 1986년 교복은 부활했다. 편안하고 활동적인 학교생활과 바르고 평등한 교내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학생들 스스로 선택한 길인 셈이다.
사이즈도 다양해졌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인한 체형의 변화로 14~19세의 청소년은 과거에 비해 키도 커지고 다리도 길어졌다. 특히 중학교 때는 평균 7~17cm(여학생 평균 7cm, 남학생 평균 17cm), 고등학교 때는 4~5cm(여학생 평균 4cm, 남학생 평균 5cm) 성장하는데 모든 학생들이 체형에 맞게 교복을 착용할 수 있도록 품목(재킷, 블라우스/와이셔츠, 치마/바지, 조끼)당 12가지의 교복 사이즈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디자인과 사이즈의 교복을 소량 생산하는 특수 구조를 갖게 되면서 일반 기성복과 달리 효율성은 낮다. 게다가 하루 8~15시간 매일 착용해야 하는 교복은 목적에 맞게 내구성 및 기능성도 최고여야 한다. 자유롭고 활동성이 많은 학생들이 3년 간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원단 및 기능 개발은 필수다. 여기에 대중교통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복 안쪽에 교통카드를 보관할 수 있는 소지품 보관 주머니를 개발하는 등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기능성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경조사, 면접 등 예를 차려야 하는 자리에 갖춰 입는 예복을 입었을 때 우리는 몸과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교복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학교 갈 때 입는 옷이라는 1차원적 의미에서 더 나아가 사회 속에서 나를 표현하는 예복으로서 교복의 중요성과 가치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복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때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