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해외여행 전 “예방백신 꼭 맞으세요”

2015-07-06 07:56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관광객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예방을 위해서 마스크를 쓴 채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이달부터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된다.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행기를 타면 심해지는 귀 통증과 치통 역시 미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해외여행객 등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감염병은 2009년 200건 안팎에서 지난해에는 400건으로 두 배가량 급증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역시 해외 유입 감염병 가운데 하나다.

해외여행 때 가장 확실한 감염병 예방법은 여행 전 미리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다. 백신은 여행국에 맞춰 병원에서 적절한 상담을 받은 후 접종하면 된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중남미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장티푸스 백신을 접종하고 여행 전 말라리아 약을 먹어야 한다. 이들 지역에서 동물과 접촉이 많거나 1개월 이상 장기간 여행하는 경우엔 광견병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홍역·수두에 면역이 없다면 이에 대한 접종이나 추가 접종을 챙겨야 한다.

유럽이나 미국, 중부 아프리카, 중동의 시골 지역을 여행할 경우엔 수막구균 백신을 미리 맞아야 한다. 게스트하우스와 유스호스텔처럼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숙소를 이용할 때도 이 백신의 접종이 필요하다.

예방백신은 보통 접종을 하고 3~4주쯤 지나야 병에 대항하는 항체가 최고치에 도달하기 때문에 휴가철 해외여행에 앞서 서둘러 접종을 해야 한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여행 출발 4~6주 전에 병원의 여행의학클리닉을 방문해 건강검진과 예방 접종 등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평소 귀 먹먹함이나 통증이 심한 편이라면 비행기 탑승 1~2일 전에 점막수축제나 소염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

비행기를 타면 나타나는 ‘항공성 중이염’이 심해질 수 있어서다. 항공성 중이염은 귀 안에 있는 기압 조절 기관인 이관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발생한다.

비행기가 착륙하거나 고도가 높아지면 대기압이 급격하게 올라가 이관이 막힌다. 이 때문에 귀가 먹먹해지고 통증과 함께 고막 안쪽에 물이 차거나 출혈 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중이염은 청력 소실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나 비염이 있다면 여행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다면 중이에 염증은 없는지, 이관 기능을 방해하는 감기 증상 등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충치가 깊거나 치아에 금이 간 치수염이 있을 때 비행기에 탑승하면 기압 상승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치통을 겪을 수 있다. 바로 ‘항공성 치통’이다.

비행기에서 발생하는 민감한 기압 변화는 잇몸을 팽창시켜 바늘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탑승에 앞서 감염된 치수를 제거하고 그 부분을 적당한 재료로 메우는 신경치료를 해줘야 한다.

여름휴가 전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기내 압력으로 잇몸이 부으면 잇몸 속에 쌓여있던 치석을 압박해 상처를 일으킨다. 심할 경우 잇몸 염증이 나타나거나 혈관에 혈전(피떡)이 생기기도 한다.

임흥빈 신촌다인치과병원 원장은 “항공성 치통은 치아와 잇몸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며 “여행 전 미리 치과를 들러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