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코스피 이번엔 2200선 넘어설까
2015-07-02 17:07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2일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2100선을 회복했다. 과연 2200선까지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코스피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9.44(0.45%)포인트 상승한 2107.33에 장을 마감했다. 한달 만에 2100선을 회복한 것이다. 외국인이 996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975억원, 37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은 이날 8.00(1.05%)포인트 오른 768.67로 마감, 또 연고점을 경신했다. 2007년 11월 9일 779.04로 마감한 이후 최고치다. 코스닥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209조원을 경신했다.
이처럼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리스 악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문제다.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은 오는 5일 국민투표에서 결정된다. 이날 투표 결과에 따라 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그렉시트)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으며, 글로벌 주식시장은 물론 금융시장 전반이 또 한 차례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는 건 외국인 매수세 덕분이다. 그리스가 지난달 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를 갚지 못한 후에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3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리스 디폴트 및 미국 금리인상 등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보단 안전자산을 택하고 있는 가운데, 신흥시장 내에서 한국이 경제 펀더멘털 면에서 안전지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신흥시장 자금 흐름이 부정적이지만,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도 차별화된 시장을 찾으며 '옥석가리기'를 하고 있다"며 "한국은 재정수지나 수출 등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평가가 긍정적이어서 오히려 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개선된 경기지표도 한몫했다. 미국 6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53.5를 기록했다. 전달의 52.8보다 상승한 것으로 올해 최고 기록이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6월 민간고용자수도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치인 23만7000명을 기록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간 둔화됐던 경기가 주택경기를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으며 미국 기업이익(EPS) 증가율 전망도 긍정적"이라며 "이러 펀더멘털의 개선은 그리스 리스크에 가려져 있으나, 사태가 진정되면 미국 증시의 강세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은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 변수가 다발성이고, 2분기 실적 추정치가 높아 실적 쇼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 견인력이 높지 않아 식히는 과정에 들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연구원은 "다음주 코스피는 2000선 초반까지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며 "지난달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내수 경기도 메르스 때문에 급격히 악화된만큼 중립 이하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3분기에는 테스트 과정으로 기본을 다지다가 4분기부터는 분위기가 전환되고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2250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