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포르쉐 카이엔 S 디젤, 이게 최선입니까?

2015-06-18 09:00

포르쉐 카이엔 S 디젤은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췄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사진=포르쉐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화려한 디자인, 넓은 실내 공간, 강력한 주행성능, 뛰어난 연비….

럭셔리 SUV를 고르는 이들에게 중요한 선택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포르쉐가 내놓은 카이엔 S 디젤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카이엔은 BMW X6와 더불어 강력한 파워를 앞세우는 대표적인 SUV다. 911의 DNA를 이식한 듯한 스포티한 외관은 공기역학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구조다.

실내는 화려함의 극치다. 가죽 재질과 내장 소재, 디자인 등에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함께 럭셔리 SUV의 진수를 보여준다.

[사진=포르쉐 제공]


카이엔 S에서 S가 의미하는 건 ‘스포츠’. 최고출력 385마력의 V8 4.2ℓ 디젤 터보 엔진은 동급에서 가장 강력하다. 이 차에 대적할 만한 BMW X6 M50d는 381마력,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339마력으로 모두 카이엔 S 디젤보다 열세다.

대신 X6 M50d는 트리플 터보 엔진의 위력 덕에 가속력에서 카이엔 S 디젤을 앞선다. 데이터 상으로 0→100km/h 가속시간은 X6 M50d가 5.2초, 카이엔 S 디젤이 5.4초. 실제 가속 가속에서도 높은 초반 기어비를 나타내는 X6가 치고 나가는 느낌이 더 좋다. 게다가 X6는 8단 기어비가 상대적으로 낮아 좋은 연비를 내는 데 유리하다. 도심 연비는 X6 M50d가 9.6㎞/ℓ, 카이엔 S 디젤이 8.7㎞/ℓ이고, 복합 연비는 X6가 10.7㎞/ℓ, 카이엔이 10.1㎞/ℓ다.

카이엔 S 디젤이 엔진 제원에서 앞서면서도 가속력에서 X6에 뒤지는 이유 중 하나는 무거운 공차중량 때문이다. 카이엔 S 디젤은 2365kg, X6 M50d는 2185kg으로 180kg이나 차이가 난다. 카이엔 S 디젤에는 언제나 성인 여성 세명이 더 타고 있는 셈이다.

[사진=포르쉐 제공]


카이엔 S 디젤의 기본 가격은 1억1610만원. 여기에 블랙·화이트를 제외한 다른 색상은 160만~34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고, 18인치 기본 휠을 제외한 19~21인치 휠은 210만~780만원이 추가된다. 인테리어 역시 기본 내장 외에 다른 내장재는 111만~730만원이 더해진다. 이외에도 포르쉐는 다양한 인디비주얼 옵션을 마련해 놓고 있어 개성 있는 차 꾸미기가 가능하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옵션을 담다보면 가격이 어느새 껑충 뛰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 위에 언급한 추가 색상과 21인치 휠, 최고급 내장만 선택해도 옵션 가격이 1850만원에 이른다. 반면 X6 M50d는 1억4300만원에서 인디비주얼 옵션을 고르지 않을 경우 추가되는 비용은 크지 않다.

포르쉐는 누구나 한 번쯤 타보고 싶은 브랜드다. 그러나 포르쉐를 선택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는 만만치 않다. 소비자를 위한 옵션구성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포르쉐도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