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통시장 경쟁활성화 위해 '경쟁구도' 바꾼다
2015-05-28 16:48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정부가 통신사업자간 경쟁을 유도해 가계 통신비를 절감하겠다는 내용의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내놓았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핀테크(Fintech) 등 새로운 융합 산업과 서비스가 출현하는 가운데 향후 이동통신서비스의 데이터 이용량 증가에 따른 통신비 부담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에 대비하고 이용자들이 더욱 저렴하고 자유롭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통신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 메스를 들고 나선 것이다.
조규조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계획의 시행으로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이 보다 활성화되고 통신요금도 시장 자율적으로 인하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내 이동통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신산업 창출을 촉진하는 등 IT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제4이동통신사 연내 진입 기반 조성
미래부는 경쟁력 있는 신규사업자를 시장에 투입해 요금, 서비스 경쟁구조를 촉진시키기 위해 신규사업자가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한정된 주파수와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 등을 감안, 초기 시장진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책을 마련했다.
주요 지원방안으로는 △주파수 우선할당 △단계적 네트워크 구축 허용 △로밍제공 의무화 △상호접속료 차등적용 등이 제시됐다.
아울러 망 의무제공사업자는 신규사업자의 망 미구축 지역을 대상으로 5년간 로밍을 제공해야 한다. 상호접속료 차등도 적용된다. 적용기간은 추후 결정된다.
미래부는 8~9월 사이 주파수 할당공고를 내고 허가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허가신청적격여부는 10월 중 마무리한다. 주파수할당 대가 납부 및 허가서 교부는 내년 3월 중 이뤄지게 된다. 일정대로 사업자가 선정될 경우 2017년 서비스 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국장은 "이러한 조치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진입하려는 신규사업자가 정부정책을 정확히 이해해 시장에 참여하라는 뜻에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규사업자 진입에 대기업, 중소기업 구분하고 있지 않다"면서 "신규사업자가 더 개선된 방법으로 망을 구축하고 유통비용을 합리화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알뜰폰 지속성장 지원
알뜰폰이 이동통신시장의 실질적인 경쟁 주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시장 점유율을 올해 10%에서 내년에 12%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알뜰폰 사업자의 유통망 확대와 LTE, 청년계층 이용자 수요 대응을 위해 온라인 판매를 종합 지원하는 허브사이트를 구축하고, 전파사용료 감면을 올해 9월에서 내년 9월까지 연장했다. 또 도매대가를 지난해보다 음성은 10.1%, 데이터는 31.3% 인하하면서 수익배분 방식의 배분비율을 알뜰폰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변경했다.
◆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
통신요금 인가제란 업계 1위 통신사업자 SK텔레콤이 과도하게 요금을 인상하거나 인하해 시장을 교란시키지 않도록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당초 도입 목표는 1위 사업자의 공격적인 요금 인하 또는 요금 인상을 사전 차단함으로써, 고객 쏠림 현상을 막고, 후발 사업자에게 유리한 경쟁 환경을 도모한다는 데 있었지만 현재는 SK텔레콤이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면 KT, LG유플러스가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해 통신 요금 담합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가제가 신고제로 바뀜에 따라 1위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인가 대신 신고를 하면 된다. KT, LG유플러스는 지금처럼 신규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신고만 하면 된다.
다만, 정부는 SK텔레콤이 신고한 요금제는 15일간 검토한 뒤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충족했다고 판단되면 시장에 즉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도매시장 제도 정비
대다수 사업자들이 소매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해 도매시장 제도를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지배력의 원천인 통신설비를 신규사업자에 대한 로밍과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도매제공 등으로 활용토록 해 다양한 통신사업자의 원활한 시장진입과 사업자간 경쟁촉진의 기반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