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C 소그래스 17번홀, 올해도 볼 45개 ‘풍덩!’

2015-05-11 14:14
플레이어스챔피언십 희비 갈라…파울러, 우승 발판 마련…배들리, 8타로 최악 스코어

TPC 소그래스 17번홀 그린 주변. 뒤편 큰 텐트 우측에 티잉 그라운드가 있다.                    [사진=미국PGA투어 홈페이지]




남자골프 ‘제5의 메이저대회’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의 ‘상징 홀’은 17번홀이다.

이 홀은 길이 137야드 안팎의 파3이지만, 그린이 섬처럼 연못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람이 수시로 불어 선수들 희비를 가르곤 한다.

올해 챔피언 리키 파울러(미국)는 연장전까지 이 홀에서만 여섯 차례 플레이했는데 다섯 번은 버디를, 한 번은 파를 잡았다. 특히 최종일엔 세 차례 모두 버디를 기록해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홀에서는 올해 모두 45개의 볼이 물에 빠졌다. 이는 2008년 64개가 빠진 이후 7년만에 최다다. 한국(계) 선수 가운데 노승열(나이키골프)과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는 첫날 이 홀에서 ‘풍덩’한 끝에 커트탈락했다. 2011년 챔피언 최경주(SK텔레콤)는 2라운드에서 볼을 물에 넣었다.

첫날 길이 123야드로 셋업됐는데도 평균타수는 3.196타로 나흘 가운데 가장 높았다. 당일 18개홀 가운데 ‘난도(難度) 랭킹’ 4위였다. 마지막날엔 137야드로 설정돼 평균타수는 2.960타였고 난도 랭킹 12위였다. 3라운드에서는 3개, 4라운드에서는 5개의 볼이 물에 들어갔다.

올해 이 홀 최다타수는 애런 배들리(호주)가 둘째날 기록한 8타다. 볼을 물에 두 차례 빠뜨린데다 드롭잘못으로 1벌타까지 받아 그는 ‘퀸튜플(quintuple) 보기’인 5오버파를 치고 말았다.

올해도 홀인원은 나오지 않았다. 2002년 첫날 미겔 앙헬 히메네스가 홀인원을 한 이래 13년째  '홀인원 전무'다.

홀 길이가 짧다고 얕볼 것이 아니다. 짧아도 그 나름대로 난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방심하면 큰 코 다친다는 것을 이 홀은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