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가계, 흔들리는 가정](4)수천만원 전셋값 상승에 허리 휘는 '렌트푸어'
2015-05-10 15:48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전셋값 급등으로 생활이 쪼들리는 전세빈곤층(렌트푸어)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3억원을 웃돌면서 신규 전셋집을 마련하거나 재계약을 하려는 세입자들이 수천만 이상 빚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1년 2억6942만원이었지만 작년 말에는 3억3835만원을 기록해 3년새 25.58% 급등했다. 올들어서도 전셋값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말 기준 3억5313만원을 기록, 해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셋값 상승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외곽지역으로 순차적으로 이동하면서 이들 지역의 전셋값이 껑충 뛰어오르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월 기준 2억1145만원으로, 지난 2006년 3월 1억313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9년새 2배 이상 올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아파트 매매시장의 볼확실성이 자가수요를 차가로 내몰며 전세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다세대·연립주택의 임대차 주거비용 증가로 확산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렌트푸어가 가계부실의 새로운 뇌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전세대출은 8조6000억원에서 작년 말 35조100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은 7조9000억원에서 16조5000억원으로 2.1배, 은행재원은 7000억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7배 급증했다.
허명 부천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전세금이 오르면 고소득층이, 월세금이 오르면 저소득층의 소비가 위축된다는 게 거시경제 학자들 사이의 일반적인 정설"이라며 "특히 주거의 질이나 서민 주거 생활 안정에 촛점을 맞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