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BNPP운용 정년퇴임 1호 송영석 홍보이사
2015-05-10 06:00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정년을 채우는 게 목표는 아니었지만, 주어진 일에 늘 최선을 다하다보니 어느새 완주점에 왔네요."
송영석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홍보이사는 4월 30일 정년퇴임식을 갖고 27년 동안 몸을 담았던 업계를 떠났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설립 이래 첫 정년퇴임자다. 송영석 전 이사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전신인 신한투자신탁운용을 세울 때부터 일해 온 유일한 직원이기도 했다. 이번 정년퇴임은 조기 퇴사자가 늘어나는 증권ㆍ운용업계를 통틀어 봐도 찾기 힘든 사례다.
그는 1989년 1월 신한증권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첫발을 내딛었다. 애초 공과대 전산학과를 졸업한 뒤 정보기술(IT)업체에서 약 1년 근무했지만,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증권사 파견을 계기로 이직했다.
당시는 증시 활황 덕에 증권사마다 전산시스템 구축이 활발하던 때다. 코스콤에서 빌려 쓰던 전산시스템을 증권사가 독립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송영석 전 이사는 1996년 신한투신운용을 세울 무렵 설립준비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다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그는 당시 신탁회계팀에서 기준가 산출작업을 맡았다.
신한투신운용은 2002년 프랑스 BNP파리바와 합작, 2009년 SH자산운용과 합병을 거치면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으로 거듭났고, 이런 과정에 모두 그가 함께 했다.
주로 전산업무를 해왔던 그는 1999년 대우채 파동을 거치면서 마케팅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애초 1년만 해본다는 생각이었지만, 오히려 흥미를 느껴 자원해서 남았다. 그는 2000년부터 퇴임 직전까지 법인 및 리테일 영업, 상품개발 그리고 홍보업무를 두루 거쳤다.
송영석 전 이사는 2004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수익증권 형태로 국내에 처음 내놓은 해외펀드 '봉쥬르' 시리즈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상품을 개발하면서 팀원과 고심하며 펀드명을 지었다. 회사가 프랑스 합작사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봉쥬르차이나펀드'로 이름이 결정됐다. 반응이 좋았다. 봉쥬르차이나를 시작으로 '봉쥬르브릭스', '봉쥬르중남미' 같은 봉쥬르 시리즈가 잇달아 인기를 얻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어느 경쟁사보다 빨리 중국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라이선스를 따낸 배경에도 이런 성과가 큰 역할을 했다.
송영석 전 이사는 펀드 대중화를 위해 직접 뛰었다. 2000년대 초부터 펀드 판매사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전국 단위 설명회를 기획했다. 퇴임 직전 2년간 맡은 홍보업무도 마찬가지다.
송영석 전 이사는 회사에 남은 후배 직원에게 긍정적인 마인드와 단순한 삶을 강조했다. 그는 "너무 정치적이어도, 지나치게 타인 시선에 신경을 써도 롱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 신중한 눈치지만, 재취업도 구상하고 있다.
송영석 전 이사는 "선교봉사나 사회봉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27년 경력을 활용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