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해안선서 난민선 전복…생존자 “난민선 짐칸에 300명 더 있었다”

2015-04-20 09:47
이탈리아, 950명 승선 증언 확보…당초 예상보다 많은 승선인원에 피해규모 늘 듯

[사진=CNN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유럽으로 향하던 리비아 난민선에 당초 알려진 인원보다 300명 가량의 인원이 더 타고 있었다는 생존자의 증언이 나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검찰은 300명 가량의 인원이 난민선 갑판 아래 짐칸에 갇혀 있었다는 한 생존자 증언을 공개했다. 총 당초 600~700명으로 추정되던 승선 인원이 950명에 달한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사망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는 또 갑판 아래 갇혀 있던 300명 중에는 여성이 200명, 어린이가 수십명 정도 포함됐으며, 밀입국 업자들에 의해 갇혀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생존자를 조사한 지오반니 살비 검사는 다만 이 증언이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련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AP가 전했다.

이 같은 생존자의 주장에 대해 이탈리아 해상구조대 관계자는 “실제로 배 아래에 수 백명이 갇혀 있었다면 무게가 아래쪽으로 쏠려 난민선은 가라앉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구조된 인원이 적었던 이유도 설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상구조대측은 이어 “사고 해역이 잠수부를 투입하기에는 지나치게 깊다”면서 최종 사망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이주기구(IOM)의 조엘 밀먼 대변인은 “현재 지중해 수온이 낮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생존자가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난민선 구조작업에 18척의 선박이 투입됐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생존자는 28명이고 수습된 시신은 24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최근 지중해상의 난민선 전복 사고 잇따르자 유럽연합(EU)도 문제 해결에 착수했다. EU는 오는 20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EU외무장관 회의에서 난민 문제 해결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EU 관계자들은 회원국들에게 리비아 내전과 가난을 피해 유럽으로 오는 난민들을 위한 자원 공급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 12일에서 리비아에서 출발한 난민선이 이탈리아로 향하던 중 지중해상에서 전복사고가 발생, 400여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