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들여 고흥 소록도 앞 인공섬 조성…활용방안 없어 예산낭비 논란

2015-04-16 05:07

전남 고흥 녹동항 앞 바다에 조성되는 인공섬 조감도.[사진제공=감리단]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이 고흥 소록도 앞에 300여억원을 들여 인공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거액을 투자하면서도 활용방안을 확정하지 않아 예산낭비 사례라는 지적이다.

16일 여수지방해양수산청과 고흥군 등에 따르면 여수지방해수청은 녹동항 정비사업 일환으로 소록도 앞 바다에 친수시설인 인공섬을 조성 중이다. 2010년 착공에 들어가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성 중인 인공섬은 5024㎡(1519평)의 원형으로 직경 80m, 축구장 반정도 크기의 규모다. 현재 하부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미 인공섬 하부 매립공사 등 모두 200여억원이 투입됐으며 녹동항과 인공섬을 잇는 교량과 상부시설 공사에 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갈 예정이다. 전체 예산이 3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해수청과 고흥군은 거액을 투자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확정하지 않아 졸속적인 사업추진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기관은 지역주민 간 의견이 엇갈리는 등의 이유로 뚜렷한 활용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뚜렷한 활용 방안 없이 추진되는 사업에 3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경제성 논란과 함께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5024㎡의 면적인 이 섬의 조성가는 3.3㎡(1평당)에 1975만원으로 서울시내 땅값에 버금가는 비싼 땅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설물 활용방안으로 주차장도 거론되고 있어 금싸라기 주차장이 될 것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고 있다.

조성 후 유지관리를 두고도 자칫 예산만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고흥지역 한 주민은 "여수수산청이 특별한 목적 없이 단지 주민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3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인공섬을 조성하는 것은 효용성 논란은 물론 너무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아니냐"며 "조성 후에도 바닷물 염분 등의 문제 때문에 많은 유지비가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분별한 예산 낭비 사업의 상징이 돼 버린 서울 세빛 둥둥섬 논란이 전남에서도 재연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은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고흥군 관계자는 "인공섬의 당초 계획은 녹동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면서 "활용 방안을 놓고 3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 간 이견으로 현재까지 온 만큼 용역을 통해 조만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