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정부, 세월호 인양 가닥…‘실패가능성·추가비용·국론분열’ 후유증 예고
2015-04-13 00:07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정부가 세월호 참사 1주기(오는 16일)를 앞두고 선체를 인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실패 가능성 △추가 비용 발생 △공론화 과정에서 발생할 국론분열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그간 공방만 벌이던 정부와 정치권이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선체 인양을 한목소리로 주장하자 4월 재·보궐선거를 겨냥한 ‘전략적 행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권이 표만 의식해 선체 인양의 실패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섣불리 정책결정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12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 비용은 최소 1000억원∼최대 2000억원 정도다. 비용은 기상 여건에 따른 작업 기간과 기술적 문제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세월호 선체가 누워있는 탓에 해상크레인과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 방식을 통한 인양이 유력시된다. 이는 선체를 체인으로 크레인에 연결한 뒤 ‘U’자 형태의 플로팅 도크를 투입하는 방식이다. 기간은 최소 12개월∼최대 2년 이상이다.
이는 세월호 인양에 대한 긍정적인 국민 여론과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6일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상대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각 50%)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5.8%가 ‘선체인양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양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은 16%에 그쳤다. 인양에 긍정적인 의견이 부정적인 의견보다 4배 많은 셈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였다.
◆선체 손상·추가 희생 불가피
문제는 정부가 기술적으로 세월호 선체 인양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실패 가능성이 남아있는 데다 ‘부분적 실패 시’ 추가 비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국내에 세월호 선체 인양을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업체가 없는 탓에 외국 업체와의 계약 과정도 수개월 걸린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중대본과 인양 업체의 계약 1∼2개월 △세월호 내부 등 인양작업 설계 2∼3개월 △세월호 인양의 와이어 연결 작업 6개월 이상 등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월호가 1994년 건조된 노후 선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체의 일부 파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세월호의 원형보존 인양이 어렵다. 인양할 무게가 1만 톤에 이른다. 이 정도 하중을 절단하지 않고 인양한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그렇다고 절단 인양하는 것은 인양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말했다.
실제 2009년 11월 일본 미에현 앞바다에서 전도된 7000톤급 여객선 아리아케호는 4등분, 2002년 침몰한 1만6000톤급 트리컬러호는 9조각으로 자른 뒤 각각 인양했다.
김 의원은 “국민 혈세로 천문학적 인양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인양 시 선체 손상 등 2차 희생의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언제 인양될지 세부적 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맞섰다. 정치권이 지난해 세월호 특별법에 이어 또다시 선체 인양을 둘러싼 공방전을 전개할 경우 국민분열이 한국 사회를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