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아물지 않은 상처, 잃어버린 1년…“우리의 삶, 세월호와 함께 멈췄다”
2015-04-13 00:02
[세월호 기획-①우리의 삶, 세월호와 함께 멈췄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는 16일로 1년을 맞는다.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바다에서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충격적인 사고 이후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청와대의 재난대응시스템 부재 △국가 책임의식 회복 등 총체적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12일 국민안전처 및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1일 세월호 수색 종료 당시 발견된 주검은 안산 단원고 학생 246명을 포함해 295명이다. 단원고 학생과 교사 및 승객 등 9명의 행방은 묘연하다.
또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도 경주리조트 사고 등 ‘후진국형’ 인재는 잇따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잉태한 한국 사회의 민낯은 여전한 셈이다.
지난해 4월 16일 오전 8시 52분 ‘119’로 전화를 한 고교생의 “살려주세요”라는 간절한 한마디에 “가만히 있으라”고 한 어른들. 우리 사회는 지난해 4월 16일 8시 52분에 멈춰있는 셈이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전 국민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던 유가족들은 최근 삭발까지 감행하며 사고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정부와 맞서고 있다.
문제는 위험 사회의 징후들이 ‘국가대개혁’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과 감사원의 참사 원인 발표에도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검찰과 감사원 등은 지난해 10월 △선사 측의 무리한 증톤(톤수 늘리기) 및 과적 △선박의 복원성 약화 △조타수 키 조정 실수 등을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후 사정당국은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과 선사인 청해진해운 임직원,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로 진행한 뒤 399명을 입건하고 이 중 154명을 구속했다.
정치권도 11월 7일 △세월호 특별법 △정부조직법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등 ‘세월호 3법’을 통과시켰다. 참사가 발생한 지 205일 만이다.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도 지난 1월 12일 통과됐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세월호 인양에 소극적인 정부 △세월호 참사의 핵심 연결고리인 청와대 및 정부 관계자 등이 처벌받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 나면, 선체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도 9일 취임 이후 첫 언론사 합동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빨리 (인양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의 핵심 고리인 선체 인양이 중대 분수령을 맞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탐욕사회의 축소판으로 전락해 맹렬하게 이익만 추구하는 우리의 민낯을 도려내지 않는다면, 그 어떤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신뢰의 회복, 그 키는 박 대통령이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