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조현아 측 항소이유서 제출…2심 곧 시작
2015-03-17 21:41
원세훈 전 국정원장 2심서 실형 선고한 재판부가 심리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이 이르면 이달 안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이날 법원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지난달 12일 1심 판결이 선고된 다음날 항소장을 제출한 데 이어 한 달여 만에 2심 재판부에 구체적인 항소 이유를 제시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항소이유서에서 1심이 항로변경(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본 부분을 중점적으로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항공보안법 제42조의 항로변경이 공로(空路)뿐만 아니라 이륙 전 지상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하고 조 전 부사장이 지상에서 출발한 항공기의 방향을 되돌리게 한 행위가 항로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1심에서 현행법상 항로에 대한 명백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지상로까지 항로에 포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이에 대한 법리 싸움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변호인단 진용을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 4명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이 사건의 2심 재판은 재판부를 무작위로 정하는 전자배당 방식에 따라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재판장인 김상환 부장판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을 맡아 1심 판결을 깨고 원 전 원장에게 실형을 선고해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항소이유와 1심 판결을 검토해 조만간 첫 공판준비기일을 잡을 예정이다. 기일을 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 권한이지만, 통상 항소이유서가 제출된 뒤 2주 정도 안팎에 첫 기일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조 전 부사장처럼 구속된 피의자에 대해서는 법원이 재판 절차를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는 편이다. 형사소송법상 구속기간은 2개월이고 항소심에서는 부득이한 사유에 한해 최대 세 차례 갱신할 수 있다.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5가지 혐의로 지난해 12월 30일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