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시를 읽다](39) 혁명성지 난창, 창장 경제벨트 중심 공업기지로 탈바꿈

2015-03-12 06:00

장시성 난창시 개요[그래픽=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창장(長江)을 따라 동서로 이어지는 초대형 경제권인 창장 경제벨트가 주목 받는 가운데 창장 중류지역에 위치한 4개 도시가 힘을 뭉쳤다. 최근 장시(江西)성 난창(南昌)과 함께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 내륙지역 통합 자유무역구 설립을 신청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중국 자유무역구 3.0 시대는 창장을 중심으로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난창이 자리잡고 있다.

본래 난창이라는 지명은 ‘남쪽지역이 번성하라’는 뜻의 ‘남방창성(南方昌盛)’에서 유래했다. 창장 이남에 위치한 난창은 수륙 교통의 교차점으로 한 나라 때부터 줄곧 주요 정치·경제 중심지였다. 한 고조 유방이 부하 장수에 명해 이곳에 토성을 쌓게 하면서 난창의 도시역사가 시작됐다.

근대화 시기 들어 난창은 공산당 혁명기지로 탈바꿈했다. 1927년 8월 1일 국민당 정부군에 대항해 저우언라이(周恩來), 주더(朱德) 등을 중심으로 장시성 난창에서 봉기하면서부터다. 중국은 현재 8월 1일을 중국 인민해방군 창건일로 지정하고 있다. 공산당 군대가 국민당 군대에 처음으로 맞서 싸운 날을 기념한 것이다.

난창은 1만5000여㎞에 달했던 중국 공산당 대장정의 시작점이다. 공산당은 난창봉기후 국민당 반격을 피해 인근 징강산(井岡山)으로 피신해 1여 년간 험난한 대장정 길에 올랐다.

마오쩌둥(毛澤東)을 비롯해 덩샤오핑(鄧小平), 후야오방(胡耀邦) 등 수많은 공산당 원로들도 난창과 인연을 맺었다. 마오쩌둥은 생애 9차례 난창을 방문했을 정도로 커다란 애착을 가졌다. 마오쩌둥이 생전에 성도(省都)를 소재로 시를 쓴 것은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와 난창이 유일하다.

중국 개혁개방 설계사 덩샤오핑은 1969년 마오쩌둥에 의해 실각해 3년간 이곳 트랙터공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중국 개혁파의 상징적 인물인 후야오방의 묘소는 난창에서 북쪽으로 약 70km 떨어진 궁칭청(共靑城)이라는 마을에 자리잡았다. 궁칭청은 공산주의청년단의 마을이라는 뜻이다. 과거 1995년 상하이 공청단 청년 98명이 이곳으로 건너와 황무지를 개간해 만들었다 하여 붙여졌다.

궁칭청에서 북쪽으로 40~50㎞ 올라가면 중국 명산 중 하나인 루산(廬山)도 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피서지로 그 유명한 '루산회의'가 열린 곳이다. 지난 1959년 여름 열린 루산회의에서 펑더화이(彭德懷) 등이 마오쩌둥의 대약진 운동의 문제점을 비판했다가 실각했다. 루산회의는 향후 중국 문화대혁명의 불씨를 제공했다.

혁명도시 난창은 신 중국 설립 후 공업기지로 육성됐다. 중국 최초 비행기(1954년)를 시작으로 최초 오토바이(1957년), 최초 트랙터(1957년), 최초 미사일(1966년)이 모두 난창에서 제조됐다. 중국 제1차 5개년 계획의 중공업 진흥사업 ‘156 프로젝트’에 따른 결과물로 중국 공업발전의 씨앗이 됐다.

하지만 난창은 광둥(廣東)성, 푸젠(福建)성, 저장(浙江)성 등 부유한 지역을 주위에 끼고 있으면서도 내륙 지역에 위치한 탓에 개혁개방 이후 경제발전에서 뒤쳐지기 시작했다.

난창이 다시 경제발전의 날개를 편 것은 베이징에서 홍콩 주룽(九龍)반도를 잇는 징주(京九)철도가 1996년 개통되면서부터다. 총 2536㎞ 길이 징주철도가 난창을 지나면서 지역 경제는 활기를 띠었다. 특히 창장삼각주와 주장(珠江)삼각주가 만나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나가면서 중부굴기 전략도시가 되고 있다. 미국 포드자동차, 월마트, 까르푸 등 외자기업들이 속속 난창에 진출했다. 지난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고성장 세계 10대 도시 순위에 중국 도시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013년부터는 난창과 인근 주장(九江)의 경제권을 일체화한 창주(昌九)신구를 조성해 두 도시간 산업을 연계 발전시키고 있다.

난창은 아직 성도로서 경제적 위상은 인근 우한이나 허페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연간 9.8%라는 빠른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향후 경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소비 증가율도 전국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난창의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부동산재벌 완다(萬達)는 이곳에 400억 위안(약 7조원)을 들여 초대형 테마파크를 건설 중으로 올해 개장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