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억류 미국인 여성 사망 확인, 오바마 ‘제한적 지상군 투입' 카드 꺼내나

2015-02-11 15:13

[사진=미국 애리조나 리퍼블릭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요르단의 보복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해 온 미국인 여성 인질 케일라 진 뮬러(26)와 관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사망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CNN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에서 “미국은 아무리 시간이 걸린다 해도 뮬러의 억류와 죽음에 책임을 져야할 테러리스크를 끝까지 찾아 단죄할 것”이라 언급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번 뮬러 씨의 사망을 포함해 IS의 미국인 희생자가 4명에 이르면서 미국 내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강경 대응을 주장해 온 공화당의 지상군 투입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지상군 투입에 대한 신중론을 펼쳐 온 오바마 대통령도 ‘제한적 지상군 투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 의회에 3년 간 IS에 무력 사용을 승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병력 사용에 대한 승인(AUMF)’을 요청할 것이라고 10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병력 사용에 대한 승인을 받기 위해 지상군 파병을 포함한 공격적인 대응을 원하는 공화당 강경파와 제2의 중동전쟁 확산을 꺼리는 민주당의 주장을 모두 반영한 절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AUMF 승인을 요청할 경우 청문회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해당 요청안이 결정된다.

미국은 지난해 9월부터 국제연합전선을 이끌어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의 IS 근거지를 공습해왔다. 이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대한 군사행동, 이라크 침공을 허가한 AUMF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AUMF를 근거로 이제까지 무력사용에 관한 의회의 승인을 새로 받지 않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오바마는 IS에 대한 군사행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동맹국의 사기 진작을 위해 앞선 승인과는 별도의 IS에 대한 AUMF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미국은 제한적 지상군 파병이 허용되는 새로운 AUMF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IS 격퇴 작전에 개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의 IS격퇴 작전에 대한 중대한 전략 변화라는 의미가 있다.

이날 사망이 확인된 뮬러 씨는 애리조나 주 프레스콧 출신으로 시리아 난민을 돕고자 2012년 '서포트 투 라이프'(Support to Life)라는 터키 인도주의 구호단체에 가입해 자원봉사를 해오다 2013년 8월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IS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뮬러 씨가 생전에 가족에게 보낸 편지 공개했다. 뮬러 씨는 편지에서 “시일이 아무리 길어지더라도 무너지거나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감옥에 있더라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BBC는 수감 중에도 강인한 면모를 보였다고 전했다.
 
뮬러의 친구 캐슬린은 CNN과 인터뷰에서 "그들은 뮬러를 침묵하게 하려 했고, 우리는 공포에 질려 입을 닫았지만 이제 케일라는 자유롭다"면서 "케일라가 시리아에서 목도한 고통에 주목하고, 시리아를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