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싸는 세입자…강남 재건축발 전세난 '가시화'

2015-02-09 08:06
강동·서초 재건축 이주수요에 전셋값 고공행진

도심 아파트 전경.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4% 올랐다. 구별로는 강동이 0.70%로 가장 많이 뛰었다. 송파(0.51%), 광진(0.42%), 관악(0.36%)이 그 뒤를 이었다. 동대문(0.34%)과 성북(0.32%), 도봉(0.26%)도 많이 올랐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재건축 이주 수요 여파로 강동구 전셋값이 강세를 보였다"며 "인근 경기지역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쳐 하남시 덕풍동 하남자이 전셋값이 5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4단지(410가구)는 지난해 말 이주를 시작했다. 명일동 삼익1차(1560가구)는 이달부터 이주한다. 다음달에는 고덕주공2단지(2771가구)가 가세한다. 1분기에만 4570가구가 움직이는 것이다.

이 여파로 인근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셋값은 지난주 1500만~2500만원 올랐다. 상일동 고덕주공 5·6·7단지는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말 3억4000만원이었던 강일동 리버파크4단지 전용 84㎡는 최근 4억1000만원에 계약됐다.

서초구 잠원·반포동 일대도 사정이 비슷하다. 신반포 4차 전용 105㎡ 전셋값은 7억원 선이다. 작년 말보다 5000만~6000만원 올랐다. 잠원동 반포한양(372가구)과 신반포5차(555가구)의 이주가 임박한 영향이다. 이마저도 매물이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전세시장은 설 연휴가 끝나면 신혼부부 등이 가세하면서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연구위원은 "서울 전세난이 수도권으로 확산되면서 수도권의 전셋값도 계속 상승하는 추세"라며 "설 이후 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