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달부터 전 국민 심리상담 서비스…임기 내 100만명에게 제공"

2024-06-26 12:49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 혁신위 첫 회의 주재
청년 정신건강 검진 주기, 내년 10년→2년 개선
2028년까지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 32개소 운영
"'치료하면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 뿌리내려야"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7월부터 국민의 일상적인 마음을 돌보는 전 국민 마음 투자 사업을 착수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주재한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첫 번째 회의를 통해 "우울과 불안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일상에서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는 국민들은 언제든 전문가의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임기 내 총 100만명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에서 정신건강정책 혁신위 설치를 약속했다. 정신건강 분야에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출범한 것은 이번 정부가 처음이다. 이번 회의는 비전 선포 이후 세부 이행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이 한반도에서 산 이래 물질적으로는 가장 풍요로운 시절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이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정신건강 문제가 주요 국정과제로 대두된 배경을 거론했다.

이어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 삶의 만족도는 38개국 조사 대상 국가 중 34위에 머물러 1인당 국민소득이 60~70달러 할 때보다 더 불행하다고 생각하면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며 "출산율은 매년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인구 위기라는 국가 비상사태까지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그동안 정책 당사자, 전문가 등으로부터 의료, 심리, 상담,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수렴해 선정한 이날 논의할 세부 이행 계획으로 △예방 △치료 △회복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정신건강 예방과 관련해 전 국민 심리 상담 서비스 외에도 청년 정신건강 검진, 자살 예방 상담 인력 확충 등 방안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9월부터는 SNS 우울증 자가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청년들이 10년마다 받는 정신건강 검진을 내년 1월부터는 2년마다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또 "올해 1월 여러 자살 예방 상담 전화를 '109' 하나로 통합해 보니 이용량이 70%가 늘어났다"며 "상담 인력을 더 늘려 더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하고, 내년에는 제2센터를 추가로 건립하겠다"고 부연했다.

정신건강 치료에 대해서는 "당장 올해부터 위기개입팀 인력을 50% 늘릴 것"이라며 "2028년까지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3배 많은 32개소를 늘리고, 응급 병상도 수요에 맞게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퇴원할 때부터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해 지속해서 관리받는 외래 치료지원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정신건강을 온전하게 회복하게 하기 위해 치료를 넘어 재활·고용·복지 서비스도 패키지로 제공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에 지역별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활 시설을 설치해 정신장애인의 재활과 자립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정신장애인에 특화된 고용 모델을 개발하고, 맞춤형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내년부터 매년 50호 이상씩 주거를 지원하고, 임기 내 단계적으로 2배까지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예방, 치료, 회복 중심으로 정신건강정책을 크게 바꾸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정신건강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바꾸는 것"이라며 "'정신질환은 일반질환과 마찬가지 치료할 수 있고, 치료하면 낫는다.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관계 부처와 힘을 모아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편견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며 "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중심이 돼 세부 계획의 이행 상황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끊임없이 보완해 나가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 이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세부 이행계획'을, 신영철 혁신위원장이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운영방안'을, 김용 특별고문(전 세계은행 총재)이 영상을 통해 '정신건강정책 인식개선 캠페인 제안'을 각각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 등 정책 수요자들을 비롯해 정신과 의사·간호사, 심리·상담·복지 분야 전문가, 경찰·소방관 등 전문성과 현장성을 고려해 위촉한 정신건강정책 혁신위 민간 위원 21명 등 총 7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 장관,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 등이, 국회에서는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대통령실에서는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