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황금버스' 8888…섣부른 평가는 금물!

2015-02-03 06:00
석달도 안돼…벌써부터 생채기 "심한 거 아냐"
지역상권과 연계,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이 목적

▲제주 황금버스 측면(위)와 내부(아래)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최근 석달도 채 안된 ‘제주황금버스’ 시티투어 사업에 생채기가 나고 있다. 당장 성과를 두고 평가하는 꼴이 지나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더구나 흠결로 지적된, 당장 탑승객이 없어 적자가 예상된다. 외국인을 안태우고 내국인을 태워 목적이 위배된다. 그리고 황금버스 운행이 기존 관광업계에 불만으로 작용한다는 등을 놓고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제주도관광협회는 황금버스를 들여와 지난해 11월 1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12회 1시간 배차 간격으로 2대가 운행에 나서고 있다.

황금버스의 특이한 점은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부(富)를 상징하는 황금색으로 내부와 외관에 옷을 입혔다. 차량 번호도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숫자 ‘8’로 채운 ‘8888’번이다. 물론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하지만 내국인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단 한 번의 탑승권 구매로 하루 종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환승도 가능하다. 중국인들 80%가 사용하는 은련카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중국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요금은 성인 1인당 1만2000원, 소인·청소년 1인당 1만원, 유아(만 3세 이하) 무료를 적용했다.

운행노선으로는 제주웰켐센터를 출발해 바오젠거리, 관덕정, 용두암 등 제주의 주요 관광지 뿐만 아니라 동문시장과 서문시장 등 제주의 전통재래시장 등을 경유, 지역상권과 연계할 수 있도록 코스가 만들어졌다.

특히 제주 시내 주요관광지 및 지역상권 105곳과 5~30% 제휴할인 협약을 통해 지역상인과 관광객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고려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황금버스 22개 정류소 투어코스만 잘 공략해도 알찬 여행이 가능하다.

이처럼 황금버스는 관광객들에게 이목을 집중시켜 볼거리, 먹을거리 등을 비롯해 쇼핑 역시 지역상권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 그 목적이 있다.

즉 황금버스 탑승객 수입이 수익창출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지난달 29일 황금버스와 똑같이 황금색을 입힌 코레일 관광전용열차 ‘서해금빛열차 G-트레인’을 개통한 것도 요즘 대세임을 방증하고 있다. 

제주도는 황금버스 사업에 지난해 4억5000만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3억5000만원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시에서 운행하는 노선이 겹친다. 탑승객이 저조해 제주도의 보조금 지원은 적자 보존이란 비난이다.

대구의 경우 지난 2010년 2층 시티투어버스를 구입, 대구시설관리공단에 위탁 운영되고 있다. 201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2억7000만원을 지원했으며 올해 3억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2012년부터 시작한 일반시티투어버스의 경우에도 민간위탁하고 있는데 연간 2억원 내외의 적자보전을 해주고 있다.

울산의 경우도 민간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2억70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3000만원의 추경을 더해 3억원을 더 지원했다. 올해도 2억5000만원의 예산을 상반기에 지원할 예정이다.

전남 여수는 지난해부터 운영, 올해부터는 2층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한다. 민간위탁하는데 100% 적자를 보전해주기로 했다.

흑자로 돌아선 서울과 부산의 경우에도 그 이전 10년 가까이 또는 그 이상 지원을 받았다.

가장 오래된 서울의 경우 2002년부터 운행했는데 지난 2012년까지 해마다 2억원 내외로 지원했다. 부산은 2006년부터 운행했는데 2013년까지 해마다 3억원 이상 지원됐다. 다만 지금은 흑자로 두 도시의 시티투어버스에는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협회 관계자는 “제주황금버스는 제주의 명물이 될 수 있다” 며 “제주 관광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 개별관광객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그 첫 시도가 황금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