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미 힐미' 지성의 여장 연기가 어색하지 않은 이유 [안선영의 엔터생각]
2015-02-03 08:00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킬미 힐미' 지성이 7중 인격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뚜렷한 개성과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캐릭터 하나 하나가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켜주고 있는 것.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극본 진수완·연출 김진만 김대진)에서 지성은 젠틀한 차도현부터 거친 매력의 신세기, 천연덕스러운 페리박,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소년 안요섭, 제멋대로 소녀 안요나 등 다양한 인격을 전혀 다른 인물처럼 연기하고 있다.
지난 방송분에서는 아이돌 그룹을 열렬히 쫓아다니는 여고생 안요나로 분했다. 그저 예쁘게 보이고 싶은 여고생의 마음을 대변하듯 입술에는 고운 색의 틴트를 발랐고, 리듬 있는 걸음걸이와 빠르고 큰 리액션은 그동안 보여준 신세기, 페리박과는 또 다른 인물이었다.
지성이 합류하기 전까지 캐스팅 난항을 겪었고, 촉박해진 촬영 스케줄 역시 작품에 대한 의구심을 낳았지만 그동안 성실하게 쌓아온 경험은 짧은 준비 기간을 무색케 했다.
이 관계자는 "지성이 연기를 편안하게 하는 게 보일 정도"라며 "연기에 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격의 입장이나 감정적 부분을 많이 생각하며 행동한다고 하더라. 계산하는 연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때그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제작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감독님도 지성의 연기를 잘 받아주는 등 합이 잘 맞는다"고 밝혔다.
대개 한 가지 역할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들지만 지성은 일곱 가지 인격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거친 모습이나 능청스러운 모습, 여장 연기까지 충분히 시청자가 '오글'거릴 수 있는 상황임에도 오히려 드라마에 빠져드는 건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작품을 즐기는 지성의 감정이 전달됐기 때문은 아닐까.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생생하게 연기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지성.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7세 여자아이 나나와 정체불명X의 인격까지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