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랜드마크 인수한 중국 안방보험…하버드대 '캠퍼스 리쿠르팅'

2015-02-02 13:43

안방보험그룹 하버드 캠퍼스 리쿠르팅 행사 공고. [자료=중국 메이르징지신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안방과 함께 꿈을 펼치자.(Join Anbang. Go with Dreams)”

최근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진행된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 리쿠르팅 행사장에 걸린 표어다.

미국 뉴욕 도심 랜드마크인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을 인수하며 미국 월가에 이름을 알린 중국 안방보험이 향후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대대적인 글로벌 인재 채용에 나섰다. 

안방보험이 지난달 31일 미국 우수인재의 집합소인 하버드대에서 캠퍼스 리쿠르팅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2일 보도했다.

중국 기업이 미국 아이비리그 캠퍼스에서 이처럼 대대적으로 캠퍼스 리쿠르팅을 실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달 31일 중국 안방보험이 미국 하버드대에서 캠퍼스 리쿠르팅 행사를 열었다. [자료=중국 메이르징지신원]


무엇보다 미국 고급 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안방보험 회장을 비롯한 고위급 임원 11명이 직접 나섰다. 리쿠르팅 행사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에 걸쳐 하버드대 캠퍼스내 사이언스센터 B홀에서 열렸다. 500명 수용 가능한 이 대형 강당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 메워졌다. 미국 북동부 최악의 폭설도 구직자들의 열기를 꺾지는 못했다. 대부분은 미국내 중국인 유학생이었지만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날 리쿠르트 행사에서는 평소 공개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은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다. 우 회장는 중국 개혁개방을 진두지휘한 덩샤오핑(鄧小平) 손녀 사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 회장은 200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안방그룹의 전략은 바로 글로벌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그룹의 전략과 비전을 이야기했다. 

안방보험 모집공고에 따르면 이번 하버드대 리쿠르팅 행사에서만 200여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미국 외에도 캐나다·영국·벨기에·네덜란드·호주·뉴질랜드·일본·한국·남아공 등지에서 인재 채용을 계획 중이다. 올해에만 중국 국내외에서 3000명 인력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월급은 석·박사 초임이 5만 위안(약 800만원) 정도로 중국 기업치고는 상당히 파격적인 임금 조건이다.

이는 안방보험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 인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안방그룸은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힐튼그룹으로부터 19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대대적인 해외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그로부터 바로 일주일 후에는 벨기에 FIDEA 보험사 지분 100%를 인수하기도 했으며, 지난달 15일엔 260년 역사를 가진 벨기에 델타로이드은행을 인수한다고도 발표했다.

앞서 언급한 해외 인수합병 3건에 안방보험이 투자한 자금은 150억 위안(약 2조6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안방보험은 현재 우리나라 우리은행 인수에도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재산보험, 생명보험, 건강보험, 자산관리, 보험판매, 보험경영 등 다양한 업무를 총괄하는 종합보험회사다. 현재 총 자산은 7000억 위안(약 125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10월 기준 손해보험 수입은 41억8700만 위안, 생명보험 수입은 430억4300만 위안으로 중국 보험업계에서 각각 17위, 8위를 차지해 중국 보험업계에서 10위권에 랭킹돼 있다.  안방보험은 중국 각지에 3000개가 넘는 점포망과 2000만 여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보험업 뿐만 아니라 증권 신탁 은행업 등 금융사업을 전방위로 확대하며 글로벌 금융지주회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엔 약 2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도 진행해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