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 금융지주회사 전환 채비 중? 보험·은행·증권사 속속 인수
2014-12-19 16:11
민생은행 최대 주주로 '우뚝', 벨기에 은행·보험사도 인수
최근 안방보험이 중국 대표 민영은행인 민생은행 최대 주주로 올라선 것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가 19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민생은행은 전날 안방보험그룹 산하 4개 계열사가 민생은행 주식 30억8500만 주를 보유해 전체 지분의 9.06%를 확보한데다가 중국중소기업투자유한회사가 보유한 민생은행 3억1900만 주의 표결권 행사도 안방보험그룹에 위탁하면서 안방보험의 민생은행 지분에 대한 표결권이 모두 10%로 증가, 민생은행의 최대 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앞서 10일엔 안방보험이 초상은행 주식 25억2200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12월 초상은행 주식 11억3300만주를 처음 매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초상은행 지분을 매입해 현재 총 지분의 10%를 보유한 상태다. 이는 초상은행 최대 주주 지분 비중에 거의 인접한 수준이다.
신문은 안방보험이 초상은행과 민생은행 지분 확보에 투자한 자금은 각각 180억 위안, 150억 위안이 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안방보험은 최대 주주 권한으로 오는 23일 열리는 민생은행 주주총회에서 자사 부총재를 민생은행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안방보험이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이사회 좌석을 확보하려는 최종 목적은 바로 회사의 핵심기업 지배구조인 이사회를 장악함으로써 회사 전체를 장악하기 위함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안방보험이 중국 세기증권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시중에 돌았다. 당시 중국 언론들은 안방보험의 세기증권 인수합병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으며, 안방보험이 약 17억 위안에 세기증권 지분 91.65%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톈진신탁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소문도 나왔다.
안방보험은 해외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6일 안방보험이 미국 뉴욕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그로부터 바로 일주일 후에는 벨기에 FIDEA 보험사 지분 100%를 인수하기도 했으며, 앞서 15일엔 260년 역사를 가진 벨기에 금융분야 간판 은행인 델타로이드은행을 인수한다고도 발표했다. 앞서 언급한 인수합병 3건에 안방보험이 투자한 자금은 150억 위안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 비중이 전체 보험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벨기에에서 안방보험이 보험사 은행을 인수합병한 것은 전략적으로 방카슈랑스 업무를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시장 관계자들도 안방보험이 금융 3대업종인 보험·은행·증권업 라이센스를 확보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한 자본금도 이미 두둑이 확충한 상태다. 앞서 4일 중국 보험관리감독위원회는 안방보험이 등록자본금을 기존의 300억 위안에서 619억 위안까지 갑절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심사허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안방보험은 현재 중국 보험사 중 등록자본금 기준 1위에 랭킹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안방보험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을 위한 자금은 이미 충분히 확보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중국 금융당국의 심사허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재산보험, 생명보험, 건강보험, 자산관리, 보험판매, 보험경영 등 다양한 업무를 총괄하는 종합보험회사다. 현재 총 자산은 7000억 위안(약 125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1~10월 기준 손해보험 수입은 41억8700만 위안, 생명보험 수입은 430억4300만 위안으로 중국 보험업계에서 각각 17위, 8위를 차지해 중국 보험업계에서 10위권에 랭킹돼 있다.
안방보험은 중국 각지에 3000개가 넘는 점포망과 2000만 여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엔 약 2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도 진행해 홍콩 증시에도 상장할 것이란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