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넥슨]③공허한 넥슨의 글로벌 ‘상생’, 시너지보다는 ‘공멸’ 우려

2015-01-28 16:20

[지난해 지스타2014 프리뷰 행사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박지원 넥슨 대표, 사진 제공-넥슨]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양사의 입지가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넥슨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어려운 글로벌 게임 시장환경 속에서 양사가 도태되지 않고, 상호 발전을 지속해 양사의 기업가치가 증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자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며 이번 경영 참여의 목적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있음을 밝혔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해외매출의 비중은 각각 65%와 44%다. 수치적으로는 넥슨의 글로벌 성과가 돋보인다.

하지만 양사의 해외 수익 모델은 ‘던전앤파이터(넥슨)’와 ‘길드워2(엔씨)’ 등 이미 출시된 온라인게임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이미 고착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무엇보다 두 기업 모두 독자적인 글로벌 진출 루트를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협력이 글로벌 시장 개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넥슨이 주장하는 글로벌 공략의 핵심이 모바일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에서도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방향성은 크게 다르다.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을 아우르는 다수의 라인업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넥슨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자사 온라인게임 IP를 적극 활용한 ‘연동 버전’을 준비 중이다.

특히 양사 모두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이제 막 도전장을 내민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 무엇보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넥슨의 경영 참여가 엔씨소프트와의 글로벌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뚜렷한 실체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넥슨의 경영 참여가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가 추진 중인 모바일게임 개발 프로세스는 1차적으로 자사 온라인게임과의 연동을 통해 수익 극대화를 도모하고 이후 모바일에서 구현되는 온라인게임을 표방, 고퀄리티의 모바일 MMORPG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다양성과 물량에 초점을 맞춘 넥슨의 전략과는 교차점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독자 노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우리와 넥슨은 개발 철학에서 비즈니스 모델까지 상당히 이질적인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분 구조상 넥슨이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시너지가 아닌 엔씨소프트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