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현 우리카드 신임사장, 'CEO리스크' 극복하고 카드판 흔들까
2015-01-25 09:00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지금의 강력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머지않아 선도카드사, '우리나라 1등 카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유구현 우리카드 신임 사장이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밝힌 포부다. 그러나 유 사장의 의지와 달리 무리한 실적 쌓기, 소통 부재 등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잦은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CEO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가운데, 유 사장이 혼란을 추스리고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을 주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유 사장은 "우리카드는 시장에서 여전히 '미생'으로, 아직은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했다"며 "'완생'을 위한 치열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통합 하나카드의 공격적 영업이 예상되는 가운데 농협·롯데·하나카드와의 생존게임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유 사장은 출범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고, 한발 앞서 더 빨리 변화하고 혁신 할 것을 주문했다.
경영방침에 대해선 △고객을 최우선으로 모실 것 △혁신을 선도할 것 △소통을 통한 성장 등 3가지로 설명했다. 특히 '회사내의 소통' '현장과의 소통' '노조와의 소통'을 언급하며,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유 사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와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우선 농협·롯데·하나카드 등 경쟁사를 직접 거론할 만큼 앞으로 경쟁에서 자신감을 보였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특히 재임기간 동안 탁월한 실적을 쌓아왔던 강원 전 사장을 대신해 새로운 수장이 된 만큼 강력한 업무추진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조 및 직원과의 융합, 로얄블루 시리즈 안착 등 만만치 않은 과제들도 떠안고 있다. 특히 노조와의 소통이 최우선 과제다. 우리카드는 지난 2013년 분사 후 2년 동안 CEO가 3번 바뀌면서 조직 안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했다.
그렇다보니 'CEO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우리카드 노동조합은 "신임 사장은 본인의 임기 중 업적을 남기기 위해 기존의 틀을 무시하고 무리수를 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물론 유 사장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노조와의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현장과 소통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노동조합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해 노사상생, 노사화합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