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골프 라운드하니 베스트 스코어 나오네!’

2015-01-13 15:50
미국PGA투어 ‘현대 챔피언스 토너먼트’…3R 때 클라크 6언더파, 4R에선 커크가 대회 최소타 타이 기록하며 ‘통념’ 깨

지난해 미국PGA투어 BMW챔피언십에서 쇼트샷을 하는 크리스 커크.                                  [사진=미국PGA투어 홈페이지]



혼자 플레이하면 스코어가 더 좋을까?

13일 끝난 미국PGA투어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의 사례를 보면 그럴 듯하다.

이 대회에는 2014년 투어 챔피언 34명이 출전했다. 첫날부터 투섬(2인1조) 플레이를 했다. 그런데 3라운드 직전 케빈 스태들러(미국)가 손목 부상 탓에 기권했다. 출전자수는 33명이 됐고, 둘씩 배정하다 보니 한 명이 남았다.

3라운드에서 맨 일찍 혼자 플레이한 선수는 팀 클라크(남아공)였다. 2016년부터 몸에 의지한채 스트로크하는 롱퍼터 사용이 금지되지만, 클라크는 아직도 롱퍼터를 애용하는 선수다.

클라크는 3라운드에서 혼자 플레이해 3시간30분만에 경기를 마쳤다. 이날 스코어는 6언더파 67타(버디7 보기1)였다. 그는 시작전 맨 꼴찌에서 공동 20위로 뛰어올랐다. 대회 최종순위는 공동 25위.

4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로 한 선수가 맨처음 혼자 플레이했다. 크리스 커크(미국)다. 커크는 2시간48분만에 18홀을 마쳤다. 그런데 그는 버디 11개를 잡고 11언더파 62타를 쳤다. 이 대회 역대 18홀 최소타수 타이다. 최경주(SK텔레콤)와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이 이 대회에서 한 라운드에 62타를 친 적이 있다.

커크가 18번홀을 마칠 즈음 챔피언조인 지미 워커(미국)와 마쓰야먀 히데키(일본)가 막 4라운드를 시작했다. 커크는 4라운드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선두권과 15타차의 33위였으나 4라운드를 마칠 즈음 선두권과의 타수차는 4타로 좁혀졌다. 커크는 이날 웨지샷이 착착 홀에 붙었고, 퍼터는 단 스물 세 차례만 잡았다. 커크는 합계 13언더파 279타로 공동 14위를 차지했다.

대회에서 조편성을 하고 한 선수가 남으면 주최측에서는 ‘마커 용’으로 한 사람(非선수)을 따라붙이곤 한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는 그러지 않고, 혼자 플레이하게 뒀다.

대개 혼자 플레이하면 경쟁 요소가 없어지고, 맨 일찍 나간데 따른 심리적 위축 등으로 인해 스코어가 좋지 않을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클라크와 커크의 사례에서 보듯 결코 그렇지 않다. 첫 조로 나가기 때문에 깨끗한 그린에서 퍼트하고, 동반플레이어로 인한 집중력 분산 등을 막을 수 있어서 그런 듯하다.

한편 이날 커크가 62타를 친 후 제이슨 데이(호주)도 62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