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넘은 한국금융] 중국 자본시장 완전개방 대비해야

2014-12-25 06:07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 연구위원(경영학 재무론 박사)

중국은 이미 2001년 5년을 유예기간으로 보험업, 은행업, 금융투자업 순으로 금융산업 개방을 확대하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보험업이나 은행업은 현재 거의 개방됐다.

그러나 문제는증권시장이다. 자본시장 취약성 때문에 매우 제한적ㆍ점진적으로 개방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자산운용사는 100% 현지법인 설립이 허용되나, 증권사는 지점 또는 현지법인을 세울 수 없다. 합자 증권사인 경우도 49%까지만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2012년에도 앞으로 10년에 걸쳐 자본시장을 완전개방한다는 일정을 내놓았다. 자본시장 개혁개방은 속도 문제일 뿐 결국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우리 증권업계도 여기에 주목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중국 투자 확대를 결정하는 것은 아직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기대 이상으로 빨라지고 있는 위안화 국제화는 눈여겨 봐야 한다. 중국은 경제 여건상 상당 기간 자유로운 위안화 태환을 허용할 수 없다. 주로 역내외 자본이동을 위한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제도 도입이나 국경 간 대출 허용(자본거래 시범특구 추진)이 중심이 될 것이다.

RQFII 제도는 역외 위안화 자금이 중국 역내 자본시장에 환류될 수 있는 통로다. 위안화시장 도입 초기에 있는 지역일 경우 RQFII 한도 획득은 역내 위안화 투자처 부족을 상쇄할 대안이 될 수 있다. 한도만큼 중국 본토 자본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처를 확보하는 셈이 된다. 국내 기업이나 개인을 상대로 위안화 보유 유인도 높일 수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외국계 금융기관에 대해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한 은행간 채권시장(CIBM) 진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2013년 말까지 중국 내 위안화 채권시장에 138개 해외기관 참여가 허용됐다. 승인된 총 투자한도는 6603억 위안이다. 현재 인민은행은 CIBM에서 해외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위안화 채권 환매를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역외 위안화시장 확대 촉진을 위해 자본시장 역내‧역외 양방향 개방시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크게 상하이 자유무역시범지대(FTZ)와 같이 중국 역내에 개설되는 자유무역지대 형식, 홍콩ㆍ심천 첸하이 간 위안화 역내 대출프로그램 같은 자본시장 개방 시범특구 지정 형식이 있다.

이 가운데 첫 자유무역지대인 상하이 자유무역지대는 2013년 9월 공식 출범했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 FTZ 구축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상하이를 국제금융센터로 구축해 위안화시장 국내 허브로 성장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상하이 FTZ는 역외 위안화 시장과 역내 위안화 시장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할 것이다.

FTZ 운영방안에서 핵심은 위안화 자본계정 개방 및 위안화 역외금융센터 구축, 세수우대, 무역분야 감독모델 개혁, 대외 무역ㆍ물류 개혁 발전이다. 상하이 FTZ 출범 이후 국내은행이나 외자은행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 점포가 실제 영업을 개시했다. 진출 허가를 받은 은행은 올해 초 21개에서 6월 말 현재 38개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