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 루블화 등 신흥국 통화 하락 지속
2014-12-10 11:08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제 외환시장에서 신흥국 통화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반년만에 40% 하락하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러시아 등 자원국가의 경제 불안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흥국은 해외로부터의 투자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대외 채무가 가중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신흥국 중에서 통화하락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는 국가가 러시아로 루블화는 올해 9월 이후 달러 대비 약 36%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정세 악화로 인한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도 타격을 주고 있으며 과거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또 금과 동, 철광석석 등 국제 자원가격도 연이어 하락하고 있어 자원 생산국인 브라질 등의 통화도 잇따라 하락하고 있다. 브라질 레알(BRL)은 3개월 동안 14% 하락해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ZAR)는 8% 하락, 말레이시아 링깃(MYR)은 7.7% 하락해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터키 리라(TRY)는 최근 3개월 동안 달러대비 7.4% 하락했다.
또 미국은 최근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내년에도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달러화로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통화가치 하락에 따라 신흥국에서는 수입품 가격이 급상승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해지고 있으며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9월에 6.7%를 기록하면서 브라질 중앙은행은 3일에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신흥국은 해외로 부터 유입되는 투자자금으로 인프라 정비를 진행시키고 있어 자국의 통화하락은 향후 채무를 가중기킬 우려가 있다.
미국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1~11월에 신흥국 기업이 달러 기준으로 발행한 회사채가 2520억 달러 규모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채는 향후 통화하락이 지속될 경우 채무가 커지면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성장을 위한 투자의 여력이 상실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상적자를 끌어 안고 있는 신흥국은 통화하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신흥국 경제가 둔화되면 선진국의 수출에도 빨간 불이 켜지면서 세계경제 전체가 불안정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