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찰 구조 획기적으로 개선…인종프로파일링 종식(종합)
2014-12-02 22:06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군대화된'(militarized) 경찰문화를 원치 않는다며 경찰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2일 밝혔다. 퍼거슨 사태로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빚어지면서다.
또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피부색이나 인종 등을 기반으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수사 기법인 '인종 프로파일링'의 종식을 목표로 한 법무부 지침을 곧 내놓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열고 소모적인 논쟁과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경찰의 몸에 부착하는 카메라인 '보디캠' 도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각료회의에서는 3년 일정의 이 같은 프로그램을 확정하고 미 의회에 총 2억6300만달러(약 2921억원)의 예산을 요청했다.
의회에 요청한 예산 가운데 7500만달러는 보디캠 5만여 대를 추가로 확보하는 데 사용된다. 나머지 예산은 현대식 치안활동 연구 TF 활동, 경찰 구조 개선, 경찰훈련 확대 등의 예산으로 투입된다.
홀더 장관도 이날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목회활동을 한 애틀랜타 애버니저 침례교회를 방문해 인종 프로파일링을 중단할 목적으로 법무부가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지침을 곧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지침이 "인종 프로파일링을 완전히 끝낼 수 있는 엄격하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매우 높은 기준의 공정하고 효과적인 치안 활동에 대한 우리의 다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게 될 것"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시위 진압 경찰의 '군(軍)수준 중무장' 논란과 관련, 남아도는 군 장비를 경찰에 공급하는 국방부의 이른바 '1033 프로그램'을 폐지하지는 않는 대신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월 브라운 사망 직후 발생한 첫 퍼거슨 소요 당시 1033 프로그램의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초점은 1033 프로그램 폐지 법안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지역 경찰에 공급된 군 장비의 안전한 사용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관련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9·11 테러 이후 소형 화기 9만2442자루, 야간투시경 4만4275개, 험비 트럭 5235대, 비행기 616대를 비롯해 군 장비 46만여점이 경찰에 양도됐다.
백악관은 "인권과 시민권을 보호·존중하는 경찰의 훈련 또는 군 장비의 안전한 사용에 관한 훈련이 제도화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 프로그램이 대부분 유용한 목적에 맞게 적용됐지만 그럼에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관리감독상의 일관성을 더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향후 120일 안에 1033 프로그램의 관리감독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각료회의에 이어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권운동가 등 시민단체 대표들과 경찰 수뇌부를 비롯한 법 집행 관리들과 각각 회동을 하고 흑백갈등 해결 방안을 포함해 퍼거슨 사태 해법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