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트' 실제 집회 참가자들 7년 만에 무죄
2014-11-24 11:31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영화 '카드'의 소재가 된 2007년 서울 마포구 홈에버 월드컵몰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점검 농성 사건 당시 참가자들에 대해 법원이 7년 만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서부지버 제1형사부(한영환 부장판사)는 경찰의 3회에 걸치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김종철 전 노동장 부대표 등 6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당시 홈에버 비정규직 직원들은 당시 논란이 되던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홈에버가 소속된 이랜드 계열 유통점포들에서 비정규직 900여 명이 해고됐다고 주장하며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21일간 농성 시위를 벌였다.
2007년 7월13일 오후 점거 농성 중인 홈에버 월드컵몰 비정규직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김씨 일행은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경찰의 제지로 농성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 주차장에 모였다. 경찰이 김 전 부대표 일행을 에워싸고 해산 명령을 내리자 이들은 나가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튿날 자정을 10분 넘긴 시각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1심은 김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만원씩을 선고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9년과 지난 3월 야간 옥외집회 금지와 일몰 후 자정까지의 시위 금지에 대해 각각 헌법불합치와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지만, 김씨 등은 밤 12시로부터 '10분' 가량 지나고서 연행됐다는 점 때문에 계속 재판을 받아 왔다.
대법원은 작년 8월 "김씨 등이 0시 이후 야간 시위에 참가한 사실이 인정돼야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며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파기 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경찰이 김씨 등을 포위한 상태에서 해산 명령을 한 점을 지적하며 "김씨 등을 포위하기 이전에 3회 이상 적법한 해산명령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 등이 0시 이후 시위에 참가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경찰이 포위한 상태에서 해산을 명령한 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