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굴지 부동산기업도 '휘청'

2014-10-28 13:47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수개월간 냉각됐던 중국 부동산 시장 여파로 대형 부동산업체들의 올해 3분기 부채 증가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증권일보(證券日報)는 시장정보기관 Wind의 통계를 인용, 27일 현재까지 중국 증시에 상장된 45개 부동산기업이 3분기 업적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총 부채액은 8603억2500만 위안(약 147조6320억)으로 전년동기대비 14.4%(1082억8700만 위안)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총자산액은 1조1538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5%(1461억2300만 위안) 증가하는 데 그쳤다. 평균 자산부채비율은 74.63%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 중 부채 규모가 백억 위안을 넘은 기업은 12개로, 그 중에는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 완커(萬科)를 비롯해 자오상(招商) 등 대형 부동산 업체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완커와 자오상의 총 부채액은 각각 4137억9100만 위안, 1046억7600만 위안이며, 자산부채비율은 각각 79.6%, 72.2%에 달했다. 대다수 중소기업의 자산부채비율은 80%의 위험선을 넘어선 상태다.

이와 관련해 완커는 3분기 업적보고서를 통해 현금 위주의 전략을 통해 재무 및 자금상황을 또 양호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완커가 선전증권거래소에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8% 늘어난 16억5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증가율인 18.39%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완커는 "단기적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 공급과잉이 계속돼 재고량은 늘어날 전망"이라며 "매매가 성립된 주택면적이 동기대비 14.2%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深圳), 광저우(廣州) 등 14개 대도시에서는 주택거래 면적이 21.5%나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적지 않은 중국 부동산 개발상들이 계획적으로 시공면적과 토지개발금액 규모를 축소하는 등 사업 확장 움직임을 축소하고 나서면서 부채 수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등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집값 하락과 함께 주택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한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평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주택사업에 많은 자금이 소요되고 대출 및 자금운용 경로가 협소해 파산 위기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3월 이래 중국 각지에서 10 여개에 이르는 중소 부동산 개발업체가 자금난으로 파산했거나 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지난 3월 부동산 개발업체인 싱룬즈예(興潤置業)는 35억 위안에 달하는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최초의 부동산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 사례로 기록됐다.

이어 4월 초 부동산 기업 잉자디찬(盈嘉地產)은 자금난으로 한창 진행 중이었던 '허자춘톈(合家春天)'이라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하며 부동산 시장의 위기감이 커졌다. 

6월에는 광둥(廣東)성 대표 부동산 업체인 광야오디찬(光耀地產)의 도산위기설이 불거진 이후 민간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특별관리종목(ST종목주)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달 들어 베이징, 상하이 등 1선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경기냉각이 계속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