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이통사 눈치보기에 소비자는 웁니다

2014-10-15 14:29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공시 3주 차, 이동통신 3사는 보조금을 올리지 않았다. 지난 13~14일 양일간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각각의 수장들이 여야 의원들에게 적은 보조금 탓에 뭇매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통사는 보조금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 단통법에서는 이통사가 일주일마다 홈페이지에 지원금을 공시하게 돼 있다. 다만 고시 때마다 보조금이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이통사 입장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고가 단말기와 고가 요금제가 소비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점을 공감했고,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분리공시제를 관철시키지 못한 것에 국민께 죄송하다며 사과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조금은 요지부동이다. 국정감사도 소용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른바 모두가 비싸게 휴대전화를 사들이는 '호갱시대'를 연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루 스마트폰 판매량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제조사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게다가 중국산 저가휴대전화와 신형 아이폰 출시 등의 공세에 맞서 안방 수성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금의 통신환경은 누가 봐도 통신사업자에 유리하다. 일부 통신사는 신규가입자와 번호이동뿐 아니라 기기변경과 저가요금제 고객에게도 보조금이 지급돼 마케팅 비용 총액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애널리스트와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이통사가 상한선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보조금 짬짜미를 이뤄 제한된 수준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곧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이통사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난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단통법을 시행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공짜로 휴대전화를 사는 소비자와 제값을 주고 사는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는 시장의 불공정을 바로잡자는 데 있다. 모두가 비싼 휴대전화를 사는 비합리적인 시장구조가 아니다. 물론 보조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시장이 안정되기는 힘들다. 다만 이통사는 통신 설비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업과 국민 통신주권에 대한 역무를 다시금 생각할 필요가 있다. 모든 국민에게 두루 통신서비스의 혜택이 돌아가겠끔 통신요금 인하 등의 조치가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