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은행권 기술금융 대출 절반 이상 기존 거래 업체

2014-10-15 07:19

[사진 출처: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기술금융을 통해 대출을 받은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은행의 기존 거래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담보·보증에서 벗어나 기술력 좋은 유망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기술금융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8월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평가서를 반영해 실행된 전체 은행의 기술금융 대출은 1510건으로 집계됐다. 액수로는 7221억원 규모다.

하지만 전체 건수의 55.6%인 855건이 각 은행들과 기존에 거래하던 기업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전체의 78.4% 수준인 5662억원에 달했다. TCB 평가에 따라 실제로 기술금융 대출이 새롭게 이뤄진 곳이 10곳 중 4곳에 불과한 것이다.

기술금융 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행의 경우 전체 704건 중 463건(65.8%)이 기존 거래 기업이었고, 우리은행은 175건 중 105건(60%)이 기존 거래 업체였다. 신한은행도 기존 거래 기업 비율이 57.6%였다. 이외에 광주은행이 12건 중 10건(83.3%), 대구은행이 28건 중 23건(82.1%)이었다.

김정훈 의원은 "기술금융 대출 기업 중 57%가 기존 기업인 것은 기술신용평가시스템 구축 방안의 취지인 담보나 신용등급 등 기존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기술력이 좋은 유망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취지가 퇴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 특성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TCB 기술평가 인프라 구축을 위해 민간으로 한정한 TCB를 공공으로 확대하고, 정부 출연 연구소와 연구개발(R&D) 평가 전문기관의 기술 전문성을 활용해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기술 중심의 가치평가 협업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