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강북에서는 화장품·패션용품 등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강남에서는 고가의 시계 등 명품을 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중국 국경절 기간인 지난 1∼7일 요우커가 사용한 은련카드 내역을 점포별로 분석한 결과, 강북 신촌점과 강남 본점·무역센터점에서 쇼핑한 품목이 달랐다. 

신촌점의 경우 전체 요우커 매출 중 패션이 70.0%, 설화수와 헤라 등 화장품이 14.0%를 차지했다. 

그러나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는 해외 명품이 62.0%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화장품은 2.8%로 비중이 작았다. 

품목별 매출 증가율도 점포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신촌점의 경우 화장품은 지난해 국경절 때보다 68.2% 신장했다. 반면 프라다나 페라가모 등 해외 유명 패션상품은 21.5%, 유명 브랜드 시계는 42.7% 증가했다. 

이에 반해 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는 까르띠에·바쉐론콘스탄틴·오데마피게·피아제·IWC·크로노스위스 등 해외 유명 시계 브랜드의 신장률이 198.4%로 여러 상품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샤넬과 루이뷔통 등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의 신장률도 82.6%로 집계됐다.

그러나 신촌점에서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인 화장품의 경우 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는 27.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현대백화점은 이러한 경향에 대해 점포별 상품 구색(MD)의 차이와 중국인이 많이 찾는 성형외과가 주로 강남에 몰려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브랜드인 에르메스가 도산공원의 플래그십스토어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 갤러리아백화점 등 강남에 주로 몰려 있고, 성형외과도 강남구 신사동 근처에 많아 성형수술도 하고 고가의 시계와 패션 상품을 사려는 요우커가 강남에서 쇼핑했기 때문이다.

반면 신촌은 주변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지인과 함께 방문하는 젊은 요우커가 많아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화장품과 패션 상품이 잘 팔린다고 보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점포별로 마케팅을 세분화해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촌점은 주변 대학의 외국인 학생회와 연합한 행사, 본점과 무역센터점은 은련카드와 연계해 VIP 고객 혜택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요우커를 본격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은련카드와 협업을 통한 차별화된 프로모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