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준 교부금 집행 누적비율 72.4%…전년비 10.5%p↓”

2014-09-30 09:53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세입결손에 교부금이 더디게 지급되면서 시도교육청의 자금압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의원이 제출받은 교육부 자료들을 통해 확인한 시도교육청 상황에 따르면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집행 누적비율은 8월 현재 72.4%로 전년 82.9%보다 10.5%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교부금이 40조8681억원으로 4조2912억원 정도가 덜 들어온 셈이다.

최근 3년 80.0%과 비교하면 7.6%p인 약 3조1060억원, 정부의 분기별 예산배정계획에 근거한 당초 계획 79.3%과 비교하면 6.9%p인 2조8199억원 정도가 적게 들어왔다.

시도교육청 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부금이 더디게 들어오니, 자금 운용이 만만치 않다. 자금 확보와 집행에 더욱 신경쓴다. 그래도 역부족이다.

경기교육청과 인천교육청은 8월말로 예정되어 있던 교원성과급을 9월초로 2주일 가량 연기했다. 그나마 한가위 명절 전에 지급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서울교육청과 충남교육청은 최근 들어 꼭 필요로 하는 학교에만 선별적으로 운영비를 보내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이번 달, 3만여 교직원의 월급날 앞두고 지방채를 발행했다. 대구교육청은 다음 달 초에 지방채 발행할 예정이다.

시도교육청은 자체 재원이 없다. 중앙정부의 교부금과 시도의 전입금 같은 외부 재원이 대부분이다. 2011년 시도교육비특별회계 세입결산에서 교부금과 국고보조금 등 중앙정부 이전수입은 70.2%, 시도세 전입금과 학교용지매입비 분담금 등 지방자치단체 이전수입은 16.5%를 차지했다. 교부금이 원활하지 않으면 초중등교육이 힘들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교부금의 낮은 집행율은 기획재정부의 자금 배정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기재부 → 교육부 → 시도교육청 → 학교’의 흐름에서 균열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대해 기재부는 세수 부족을 이유로 든다. 하지만 조세정책이나 경제정책의 운용 주체는 다른 누구도 아닌 기재부다. 원인 제공자가 핑계대는 모양새다.

또한 더딘 교부금을 미리 알려주지도 않는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예컨대 10월에 얼마나 들어올지 10월 6일 가야 알 수 있다. 이러니 시도교육청 입장에서는 사전에 대비하기 힘들다. 난감하다.

연말까지 상황이 호전된다면, 그나마 한 숨 돌릴 수 있다. 하지만 작년 말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탓에, 마냥 장담할 수 없다. 기재부는 당시, 세수 부족을 이유로 교부금 1조원을 주지 않았다(미배정).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연락하여 7천 500억원을 이월하도록, 2천 500억원을 결손 처리하도록 했다. 전례없는 일이었다.

2013년 시도교육청별 교부금 결손액은 서울 293억원, 부산 153억원, 대구 115억원, 경북 182억원 등이다. 액수로만 보면 경기도가 496억원으로 가장 많다. 세종이 가장 적었는데 28억원이었다. 인건비와 운영비 등 경직성 경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누리과정 등의 부담을 안고 있는 시도교육청으로서는 큰 액수다.

이처럼 교부금이 적게 들어오면서 일부 시도교육청은 학교로 운영비를 적게 보냈고 교원 성과급 지급을 연기하는 한편 교직원 월급날 앞두고 지방채를 발행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취득세 영구인하를 단행해 주택 구입할 수 있는 계층의 세부담을 경감시켜 영구인하에 따른 다른 세수 확보는 이뤄졌지만 2011~2013년 한시인하에 따른 지방교육재정 보전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교육청은 7219억원을 받아야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3346억원을 받았고 53.7%인 3874억원은 전입되지 않은 가운데 부산은 497억원을 모두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교육청은 올해 6월 말 기준 학교용지매입비 1조6155억원도 받지 못했다.

정 의원실은 연말 지난해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세수 부족이 지방교육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한편 학교의 창의적인 교육활동과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했다.

내년도 재정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8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교부금을 40조8681억원에서 39조5 206억원으로 1조3475억원 감액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세수감소 정산분이 반영된 것으로 초등돌봄교실과 누리과정 등 정부 정책사업을 부담해야 하는 시도교육청에게는 심각한 상황이다.

교육청들이 지방채 1조8500억원을 발행하면 기재부 관리하의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낮은 이율로 사주는 방식이 제시되긴 했지만 규모가 초등돌봄교실 6600억원과 누리과정 2조1545억원에 미치지 못해 작고 교육청이 원금과 이자 부담 전부를 떠안게 된다.

정진후 의원은 “지금은 초중등 교육재정의 위기를 선포할 때”라며 “황우여 장관과 교육부는 국정이나 자사고 등 만사 제쳐놓고 시도교육청 재정 여건을 개선하는데 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후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