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법인세 감세, 25만 중소기업보다 1000개 재벌계열사 혜택 독식"

2014-09-30 09:19
09~13년 법인세 감세총액 38.7조…대기업 26.5조, 중소기업 12.2조
기업 1곳당 감세효과, 중소기업 0.1억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27억원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지난 2008년 MB(이명박 대통령) 감세로 법인세 세율이 인하된 이후 5년간(2009~2013년) 기업들이 얻은 감세혜택이 38조73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기업 중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재벌기업(이하 재벌기업)이 얻은 감세혜택은 13조766억원으로 전체 감세혜택의 3분의1을 차지하면서 이들 재벌기업이 중소기업 전체의 감세혜택보다 오히려 더 많은 혜택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26조5287억원(68.5%), 중소기업은 12조2040억원(31.5%)의 감세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30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기획재정위원회)이 국세청으로부터 2009~2013년 중소기업, 대기업, 재벌기업 각각에 대해 소득구간을 1000만원 이하에서 5000억원 초과까지 15개 구간으로 나눈 법인세 신고현황을 제출받아 각각의 소득구간에 대해 MB 감세 이전의 세율을 적용한 산출세액과 MB 감세 이후 해당연도의 실제 세율을 적용한 산출세액을 비교해 그 차이를 도출한 결과이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기획재정위)[사진=아주경제 DB]


이 결과에 따르면 전체 법인세 감세혜택은 2009년 5조8710억원에서 2010년 6조1694억, 2011년 7조7357억, 2012년 9조5977조원, 2013년에 9조3589억원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었다.

이는 법인세율이 매년 단계적으로 인하되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 2008년까지 과세표준 1억원까지는 13%, 1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5%였던 법인세율이 MB 감세로 인해 2009년에는 과세표준 2억원까지 11%, 2억원 초과분에 대해 22%로 바뀌었고, 2010년과 2011년에는 과세표준 2억원까지 10%, 2억원 초과분에 대해 22%로, 2012년 이후에는 과세표준 2억원까지 10%, 2억~200억원 20%, 200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2%의 세율로 조금씩 인하되어 왔다.

같은 기간 4만여개 대기업은 최소 4조1090억원(2009년)에서 최대 6조5416억원(2012년)의 감세혜택을 얻고 있는 반면, 25만여개 중소기업의 감세혜택은 1조7620억원(2009년)에서 3조899억원(2013년)에 그쳤다.

특히 대기업 중에서도 1000개밖에 되지 않는 재벌기업들은 매년 2조1479억원(2009년)에서 3조592억원(2012년)까지 감세혜택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체 1곳당 감세혜택에서는 중소기업이 매년 평균적으로 1000만원의 감세혜택을 얻은 반면, 대기업은 1억 2000만원, 이 중 재벌기업은 27억원 정도의 감세혜택을 얻고 있어 재벌기업 편중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박원석 의원은 “분석 결과 재벌기업들이 감세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임이 확인됐다”면서 “투자촉진을 명분으로 한 법인세 감면이 결국 재벌기업의 천문학적인 유보금을 쌓게 만든 만큼 MB 감세는 명백히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석 의원은 “몇몇 재벌 기업 내에 쌓여 있는 유보금이 나라경제 전체, 우리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흘러가게 하기 위해서 조만간 ‘경제정의 양극화 해소 세제’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