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독립 열풍...유럽 국가 곳곳에서 몰아쳐

2014-09-15 16:09

오는 18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가운데, 13일 에든버러 시에서 독립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가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에든버러 = 신화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스코틀랜드가 영국의 품에서 307년 만에 벗어나 독립을 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제2, 제3의 스코틀랜드를 꿈꾸는 유럽 국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유럽에 '분리독립 열풍'이 일고 있다. 이에 스코틀랜드 독립이 현실화될 경우 영국만의 문제가 아닌 유럽 전체 이슈로 확산될 우려의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여부를 가릴 주민투표가 오는 18일 실시되는 가운데 스페인 카탈루냐와 바스크, 이탈리아 베네토와 남티롤 등이 스코틀랜드 주민투표 열풍에 힘입어 분리독립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페인에서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카탈루냐주 주도인 바르셀로나에서는 2012년과 지난해에 이어 지난 11일 3년 연속 대규모 분리독립 시위가 열렸다.

카탈루냐는 바로셀로나를 중심으로 하는 스페인 서북부 지방으로, 스페인어와 다른 카탈루냐어를 쓸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다른 스페인 지역보다 부유하다. 1714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5세에 항복해 중심 지역인 바르셀로나를 내준 이후 2006년부터 독립의지를 표명해왔으며, 항복 300년이 되는 해인 오는 11월 중앙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할 계획이다.

이밖에 스페인 북동부에 위치한 바스크 지방에서도 독립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바스크 지방은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으나 1937년 스페인 내전 당시 자치권을 잃고 스페인 정부에 귀속됐다. 이후 꾸준히 독립을 외쳐온 가운데 지난 6월에는 바스크 주민 15만여 명이 123㎞에 이르는 대장정 가두행진을 벌이며 독립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와 인근 지역을 아우르는 베네토 주에서는 이탈리아로부터 분리독립해 '베네토 공화국'이라는 독립 국가를 세우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울러 이탈리아 북부의 남티롤도 분리독립을 추진 중이다. 당초 오스트리아에 속해 있던 남티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에 통합됐으나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부 자치권을 얻은 뒤 분리독립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 곳곳에서 ‘분리독립’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코틀랜드가 독립의 꿈을 이루게 될 경우 이 유럽국가들의 이 같은 독립의지는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