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화사치 척결 운동에 항공사도 '고육지책'…"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로 강등"

2014-09-02 15:18
1등석 좌석ㆍ서비스는 그대로…가격만 인하

중국 남방항공이 오는 10월 26일부터 국내선 일부 중소형 기종의 1등석 운영을 중단하고 비즈니스 클래스로 전환한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호화사치 풍조 척결 운동으로 된서리를 맞은 중국 항공사들이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의 사치풍조 척결 분위기 속에 고위 관료들이 출장시 1등석 탑승을 꺼려하면서 항공사들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우선 중국 최대 항공사인 남방항공이 오는 10월 26일부터 국내선 중소형 항공기 기종의 퍼스트클래스를 비즈니스 클래스로 ‘강등’시킨다고 중국 남방도시보 등 현지 언론들이 최근 보도했다.

남방항공에 따르면 광저우~상하이 등 국내 주요 도시를 운항하는 중소형 항공기 에어버스 320 기종의 퍼스트클래스 좌석을 비즈니스 클래스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상하이~광저우 노선의 경우 기존의 3200위안에서 2490위안으로 700위안(약 11만원) 넘게 인하된다. 기존의 퍼스트클래스 수준의 좌석이나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되고 이름만 비즈니스 클래스로 바뀌는 것뿐이다. 단 에어버스 380이나 보잉 787 등 대형 기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 동방항공도 퍼스트클래스 폐지 대열에 합류했다. 중국 동방항공의 자회사인 중국연합항공은 지난 7월 저가 항공사로 전환한 데 이어 최근엔 운항 중인 총 26대 국내선 항공기의 퍼스트클래스를 비즈니스클래스로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남방항공과 마찬가지로 가격만 비즈니스 클래스 수준으로 낮추는 것으로 판매가격은 최대 70%까지 가격이 절감된다. 현재 중국 내 다른 항공사들 이번 퍼스트클래스 폐지 대열에 합류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에 대해 항공사 측은 시장 수요의 변화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호화사치 척결 풍조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 출범 후 중국은 공직사회 근검절약을 강조한 8항규정을 발표해 삼공소비(三公消費 해외출장·음식접대·공용차)의 절감에 나서고 있으며, 이 규정에 따르면 장관급 이상 공무원만 출장 시 퍼스트클래스 탑승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중국 항공기마다 퍼스트 클래스 좌석이 텅텅 비는 사례가 발생해 항공사 매출 실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중국 항공사 퍼스트 및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 수는 10~20% 줄었다. 국제운수협회가 집계한 전 세계 고급 클래스 승객 수 감소폭인 6.5%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중국 동방항공의 경우 국내선 퍼스트 및 비즈니스클래스 고객이 전년 대비 102만2000명 줄며 수입액도 10억9000만 위안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사명을 '중커윈왕'으로 변경하며 과학 IT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중국 고급음식점 대명사 샹어칭.  [사진=중국신문사]

한편 중국 공직사회에 부는 과소비 추방과 근검 절약 운동에 아예 기존에 하던 식·음료 사업을 접고 과학· IT 분야로 새 사업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는 기업도 있다.

중국 고급음식점 대명사로 불렸던 샹어칭(湘鄂情)이 바로 그 사례다. 샹어칭은 지난해부터 중국 당국의 삼공경비 축소로 공무원들의 발길이 뚝 끊겨 적자 난에 처하자 각 지역 매장을 하나 둘씩 폐쇄하더니 급기야 최근엔 아예 회사명을 중커윈완(中科雲網) 과학기술유한공사로 변경하고 빅데이터, 친환경, 스마트TV 셋톱박스 사업을 시도하며  최첨단 과학기술 기업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