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ㆍ이모 손잡고 왔어요…식스포켓시대 열렸다

2014-09-02 09:49

[사진제공=베페] 지난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베이비페어 현장모습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어렸을 땐 아기침대로, 아이가 다 크면 성인용 흔들의자로 사용할 수 있어서 선물용으로 딱이네요."

지난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임신·출산 육아용품 전시회 '베이비페어'에 참석한 성주연(34)씨는 성인까지 쓸 수 있도록 분리변형이 가능한 아기침대를 구매했다. 성 씨는 "출산한지 얼마 안 된 동생을 위해 올 추석 선물로 아이용 침대를 사주기로 했다"며 가격대가 높지만 평생 활용할 수 있고, 기억에 오래 남는 선물이 될 것 같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황혼 육아를 넘어 공유육아의 시대가 도래 했다. 고령화와 저출산 기조로 '조부모 육아'가 트렌드로 자리잡은데 이어, 최근에는 30~40대 결혼하지 않은 이모·삼촌까지 육아에 가세하고 있다.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여는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식스·세븐·에잇 포켓' 등의 용어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베이비 페어에서는 육아용품을 사러 전시회장을 찾은 삼촌·이모·고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빛나(37)씨는 곧 엄마가 될 동생 내외와 부모님과 함께 전시회장을 찾았다. 최 씨는 "다른 가족들이 카시트와 유모차를 고르는 사이에 젖병과 유기농 손수건, 장난감 등을 깜작 선물로 준비했다"며 "특히 물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센서가 달린 젖병은 육아경험이 없는 내가 써도 편리할 것 같아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린 부스는 유모차와 아동용 카시트 부스다. 조부모를 위해 무게를 5kg이상 줄인 초경량 유모차는 물론, 360도 회전이 가능한 제품, 원터치로 접어 백팩으로 착용할 수 있는 제품 등 간단하고 조작이 편리한 육아 용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페도라 관계자는 "조작방법이 간편하고 색감이 화려한 제품이 인기"라며 "선물용으로 유모차와 카시트를 함께 구매해가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자녀와 함께 방문해 바닥용 매트를 구매하는 조부모도 있었다. 아파트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두툼하게 제작된 파스텔 톤 4단 매트와 소파와 볼풀, 침대 등으로 변형해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품 등이 특히 인기였다.

실제 아기와 동일하게 제작된 인형모형을 안고 아기띠를 직접 착용해보는 아빠들도 부쩍 늘었다. 조한일(35)씨는 "아기띠는 내가 더 자주할 것 같아 내취향대로 골랐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회에서는 태아보험을 판촉하는 보험사와 정수기 부스에도 관람객이 몰렸다. 코웨이 측은 "전시회 첫날에만 200명 이상이 연수기 상담을 받았고, 60%가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근표 베페 대표는 "이번 베이비페어는 조부모, 삼촌, 이모(고모) 등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관람객들의 모습을 쉽게 엿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온 가족이 함께하는 임신·출산·육아 교육 문화를 선도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전시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