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가구 비율 높아지는데…서민·중산층 살림 ‘한숨’

2014-08-26 07:25
2분기 서민ㆍ중산층 적자가구 각각 3.1%pㆍ3.6%p 상승
적자가구 비율 2~3년 만에 최고…소득 증가 부진 원인

[사진=국가통계포털 DB]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지난 2분기 서민과 중산층 적자가구 비율이 지난해보다 각각 3.1%포인트, 3.8%포인트 증가하며 2∼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별 살림살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적자가구가 서민과 중산층 계층에서 높아졌다. 올해 2분기 전국가구(2인 이상) 적자가구 비율은 23.0%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소득 분위별로는 서민층으로 분류되는 2분위(소득 차하위 20%) 적자 가구비율이 26.8%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1%포인트 늘어났다. 2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28.1% 이후 가장 높았다.

중산층 기준이 되는 3분위(소득 상위 40∼60%) 적자가구 비율 역시 19.8%로 1년 전보다 3.8%포인트 증가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2011년 20.4% 이후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분위와 3분위 소득 증가율은 다른 분위보다 비교적 낮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소비지출 증가율은 다른 분위보다 높아 이들 계층 적자가구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2, 3분위 가구의 작년 동기 대비 소득 증가율은 각각 1.9%와 2.6%로 전체 가구 소득 증가율 2.8%를 밑돌았다.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2.4%)를 제외한 1분위(소득 최하위 20%) 5.0%와 4분위(소득 상위 20∼40%) 3.3%보다 낮은 수치다.

반면 2, 3분위 2분기 소비지출 증가율은 각각 3.6%와 5.8%로 전체 가구(3.1%)는 물론 1분위 (0.7%)와 4분위(0.7%)보다 높게 나타났다. 5분위 소비지출 증가율은 3.6%였다.

특히 2, 3분위 가구 소비지출 증가율은 소득 증가율의 2배 정도에 달해 부진한 소득 증가세가 소비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또 서민·중산층 중심의 자영업 소득도 적가가구 상향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2분기 전국가구 사업소득 증가율은 0.7%에 그쳐 전분기 3.2%보다 대폭 둔화됐다. 사업소득은 가구 구성원 중 호프집 등 자영업자 소득을 반영한다.

실제로 소비 침체 등으로 자영업자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7000명 줄어든데 이어 2분기에는 1만4000명으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 증가 속도가 반드시 써야 할 소비지출을 따라가지 못해 적자가구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가 내수 진작 등 경기 활성화 대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이들 계층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가계 소득 확대를 위해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기초생활보장제도 맞춤형 급여 체계 개편 등 정책 마련과 소상공인, 비정규직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