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적자가구 비율 증가

2008-05-26 15:58

상위 30% 고소득층은 감소

물가 상승에 따른 지출 부담 증가 등으로 소득 중.하위층 중에서 적자에 허덕이는 가구의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가구(농어가 및 1인가구 제외) 중 소득 하위 30%(소득 1∼3분위) 계층에서 가계살림이 적자가 난 가구의 비율은 55.8%로 전년 동기에 비해 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같은 수준을 기록한 2006년 1분기(55.8%)를 제외하면 전국가구에 대한 가계수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1분기 기준 소득 1∼3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2003년 55.4%, 2004년 54.5%, 2005년 54.5%, 2006년 55.8%, 2007년 54.1%, 2008년 55.8% 등이었다.

적자가구 비율은 소득과 지출의 수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다른 재산상황은 반영되지 않는다. 적자가구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이들 계층이 해당 기간에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출에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4∼7분위 중 올해 1분기에 적자가 난 가구의 비율 역시 26.9%로 전년 동기(25.3%)에 비해 1.6%포인트 높아졌다.

1분기 기준 소득 4∼7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2003년 27.9%, 2004년 27.8%, 2005년 27.2%, 2006년 27.1%, 2007년 25.3% 등으로 감소세를 지속하다가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인 소득 8∼10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지난해 1분기 15.2%에서 올해 1분기 14.4%로 0.8%포인트 떨어졌다.

1분기 기준 전체 전국가구의 적자가구 비율은 지난해 30.9%에서 올해 31.8%로 높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면서 실제 소비가 늘지 않더라도 소비지출 부담은 증가하면서 적자를 보인 가구가 많았다"면서 "특히 광열수도.교통비 등 꼭 써야만 하는 필수 지출 부담이 늘어나면서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득 5분위별로 흑자액을 집계한 결과 소득이 가장 적은 하위 20%인 소득 1분위는 가구당 월평균 44만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소득 2분위의 흑자액도 월평균 8000원에 그쳤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소득 5분위의 흑자액은 무려 220만2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