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마스터스·US오픈 출전권 딴 양건은 누구?

2014-08-18 00:01
강원 평창 출신 21세 아마추어…호주 골프 유학 거쳐 3년전 미국으로 가…매샷·게임 집중하면서도 공격적인 플레이

2014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른 후 USGA와 인터뷰하는 양 건.          [사진=USGA 홈페이지]



남자골프 메이저대회는 4개가 있다. 매년 열리는 순서대로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 US오픈, 브리티시오픈, USPGA챔피언십이 그것이다.

그 가운데 마스터스는 매년 4월 둘째주, 그리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로 날짜와 장소가 고정돼 있다.

마스터스는 4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역사가 가장 짧으면서도 이런 독특한 캐릭터 등으로 인해 골프선수들에게 ‘꿈의 구연(球宴)’으로 불린다.

그 대회에 무명의 한국 아마추어가 출전한다. 양건(21·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2)이 주인공이다. 양건은 마스터스에 이어 US오픈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양건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어슬레틱클럽 하일랜즈코스에서 열린 2014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4강전에서 연장전끝에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 대회 1,2위 선수들은 이듬해 마스터스와 US오픈 출전자격이 부여된다.

양건은 국내 골프관계자들에게도 낯선 이름이다. 1993년 강원 평창 출신으로 초등학교 5학년때 골프에 입문했다.

아버지 양성진씨(54)에서 평창읍에서 치과를 운영중이고 양건은 2남중 장남이다.

양건은 초등학교 졸업 후 호주에서 5년간 살았다. 약 3년전에는 미국으로 가 캘리포니아주 토리 파인즈 고교를 졸업했고, 지금은 샌디에이고주립대 2학년에 재학중이다.

그는 타이거 우즈와 같은 허리 디스크로 인해 지난해 5월 수술을 받았고 지금도 치료중이다. 그래서 대회에 자주 출전하지 못했다. 남자 아마추어 세계랭킹 776위가 이를 방증한다.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는 처음 나갔다.

아버지 양씨는 “건이가 호주에 있을 때 허리디스크로 인해 1년반가량 운동을 쉬기도 했으며 대학에 진학해서도 운동을 포기하는 것을 고려할 정도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데도 값진 성과를 거둬 대견하다”고 말했다.

양건은 마땅한 캐디가 없어 이 대회를 앞두고 애틀랜타 어슬레틱클럽의 회원을 임시 캐디로 채용해 호흡을 맞춰왔다. 캐디는 55세의 변호사로 핸디캡 9의 기량이라고 미국골프협회(USGA)는 전했다.

양건의 플레이 스타일은 공격적이다.

8강전 때 한 홀차로 리드하고 있던 18번홀(파5)에서 티샷을 멀리 날리려다 당겨쳤다. 볼은 왼쪽 워터해저드 방향으로 날아가더니 해저드와 러프의 경계에 놓인 벽돌을 맞고 앞으로 바운스해 나아갔다. 30㎝만 더 왼쪽으로 갔어도 ‘해저드 行’이었고 그러면 연장전을 벌여야 했다. 다행히 볼은 그린쪽으로 한참 튀어가 홀까지는 130야드가량 남았고, 양건은 2온 후 이글을 잡으며 승부를 냈다.

4강전에서는 길이 364야드의 짧은 파4인 13번홀에서 캐디가 아이언 티샷을 권장했지만 그는 “볼을 최대한 그린에 가까이 갖다놓기 위해 드라이버를 잡겠다”며 고집대로 드라이버샷을 할 정도다.

그는 8강전 후 “이 코스는 마지막 다섯 홀이 승부처다”며 “누구를 만나든 내 게임에 집중하겠다. 한샷한샷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양건은 시소게임을 벌인 4강전에서도 후반에 역전의 기틀을 마련했고 결국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고 승리, 결승에 진출했다.

그가 결승에서도 이기면 내년 브리티시오픈 출전권까지 얻는다. 무명선수가 그야말로 ‘대어’를 낚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