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 바르가바 “수학자들 목표는 상 보다 연구”

2014-08-14 15:41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만줄 바르가바(40) 프린스턴 대학 석좌교수는 14일 “대학 들어갈 때까지 필즈상이 뭔지도 몰랐다. 수학자들의 목표는 그저 ‘깊은 수학’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필즈상’을 받은 바르가바 교수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수학자들은 수상에 관심이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다.

수학계 최고 권위의 상을 받기는 했지만 자신의 본분은 연구와 강의에 있다는 걸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계 미국인인 그는 2001년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년 만에 정교수로 임용됐다. 프린스턴 대학 역사상 2번째로 젊은 정교수였을 만큼 천재성은 남달랐다.

바르가봐 교수는 가우스 연산법칙을 더 높은 차수의 다항식으로 확장, 13개의 새로운 연산법칙을 발견했다. 가우스 이후 지난 200년간 이처럼 높은 차수의 다항식에 연산법칙이 존재할 것이라고 상상한 수학자는 없었다.

그는 “8살 때 슈퍼마켓에 갔는데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인 물건더미를 보면서 총 개수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어릴 때부터 ‘숫자’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줄곧 수학이라는 학문에 정진할 수 있었던 것은 인도 가정의 전통 교육방식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바르가바 교수는 “인도 가정은 재능이 있는 아이일수록 그냥 놔두는 전통이 있는데 우리 집도 그러했다”면서 “다른 나라는 아이가 수학을 공부하고 싶어해도 부모가 비전이 없다며 만류하지만 우리 부모는 무조건 나를 격려했다”고 말했다.

몇몇 수학자들처럼 헤지펀드 업계로 진출해 큰돈을 벌고 싶은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지난 15년 간 헤지펀드에서 수많은 제안을 해왔지만 모두 거절했다”면서 “연봉을 10배 더 준다고 해도, 나는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이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바르가바 교수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필즈상 수상자가 적은 이유에 대해 “대학 간 실력 차보다 중요한 건 유능한 인재가 떠나지 않도록 혹은 돌아올 수 있도록 연구환경을 제공하는 데 있다”면서 “하지만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여러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얽혀 있어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줄 바르가바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