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의 벗'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정부 '국빈' 예우

2014-08-13 15:29
4박5일 방한 기간동안 공식행사만 16건, 30분단위로 빡빡한 일정 소화
박근혜 대통령, 서울공항에서 직접 영접…방한 첫날 청와대서 면담 후 연설

[사진=바티칸 교황청]



아주경제 주진 기자 ='가난한 자의 벗'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이번 방한은 천주교 사목방문으로, 정부는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할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영접한다.

청와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14∼18일 공식 사목방한을 맞아 세계적 종교 지도자로서의 위상에 적합한 예우를 갖춰 영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른 나라와의 연계 일정 없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를 단독 방문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항에서 지난 25년만의 교황 방한을 환영하면서 인사를 나눈 뒤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공식 환영식을 베풀고 면담할 예정이다.

공식 환영식에는 교황 수행단과 정부 고위인사가 각각 10여명 참석하며 주한외교단 대표들도 환영인사로 초대된다. 면담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리며 양측에서 소수의 인원이 배석한다.

박 대통령은 이어지는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인 드레스덴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남북한이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비핵화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고, 북한이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또 일본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 한국사회의 갈등 치유를 위해 교황의 기도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면담을 마친 뒤 박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영빈관으로 이동해 각계인사 200여명 앞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4박5일 방한 기간에 아시아 가톨릭청년대회와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식 등 4차례 미사를 집전하는 등 공식 행사만 16건을 소화한다. 행사마다 약 30분 단위로 짜인 '빡빡한' 일정이다.

교황은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들을 직접 만나 위로한다.

또 18일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용산참사 피해자, 밀양·강정 마을 주민 등을 초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미사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과 동아시아를 위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